북일고 야구부 학폭 심의, 절차 부실 논란 확산

충남 천안 북일고 야구부의 학교폭력 의혹을 심의한 천안교육지원청 학폭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조사 과정의 허술함과 편향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한겨레21이 입수한 회의록에 따르면, 학폭 전담조사관은 피해자 진술서를 확보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야구부 감독과 코치조차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현수(가명) 군이 작성한 A4 용지 2장 분량의 진술서는 피해 사실을 가장 구체적으로 담은 자료였지만, 조사관은 “가해 학생이 일부 내용을 인정했다”며 제출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 결과 학폭위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학폭 아님’ 결론을 내렸다.

심의 과정에서 피해 학생의 진술 신빙성을 탄핵하려는 질문이 반복된 반면,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에게는 공감을 표하는 듯한 태도가 관찰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주재헌 변호사는 “학폭위 위원들의 태도에서 균형 감각이 부족했다”며 “거수투표 방식 또한 특정 위원의 의견에 쏠릴 수 있어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학폭 전담조사관은 피해·가해 학생과 부모만 면담했을 뿐, 기숙사에서 학생들과 생활을 같이하는 코치진과 다른 피해 학생들의 진술은 청취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학교 운동부 학폭 사건에서 감독·코치 조사 없이 결론을 내린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교육지원청 측은 “자료는 학생이나 학부모가 제출해야 한다”며 조사관의 책임을 축소했지만, 전문가들은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고 관련자를 조사하는 것은 조사관의 권한이자 의무”라고 반박했다. 이번 사건의 조사 및 심의 절차가 부실했음이 확인될 경우, 향후 행정심판이나 경찰 수사에서 ‘학폭 아님’ 결론이 뒤집힐 가능성도 제기된다.

댓글 남기기

EduKorea News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