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무릎 통증과 일본의 재활치료 문화

일본은 만 75세 이상을 ‘후기 고령자’로 분류해, 이들에게 전체 진료비의 대부분을 국가가 지원한다. 환자는 10% 정도의 부담만 지면 되므로, 무릎이든 허리든 불편한 곳이 생기면 주저 없이 병원을 찾는다. 그 결과, 병원 문전성시가 일상처럼 굳어졌고, 정형외과 재활치료에도 많은 어르신들이 몰린다. 요즘 같은 고령화 시대에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는 분명 국민 건강 증진에 큰 기여를 한다. 다만, 이 혜택이 늘어날수록 국가 재정에 가중되는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문제가 함께 제기된다.

일본은 이미 고령인구 비율이 매우 높다.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의 의료비 부담을 10% 정도로 낮춰둔 시스템은, 어르신 개개인에게 꼭 필요한 치료를 빠르고 저렴하게 제공해준다. 실제로 무릎이 아프거나 허리가 아픈 노인들, 혹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 분들은 가벼운 재활치료라도 꾸준히 받음으로써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이 체계 덕분에 ‘조기 발견·치료’가 가능해지고, 장기적으로 보면 의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그렇지만 의료 접점을 대폭 넓히면, 동시에 의료비 총액이 크게 늘어나는 부작용이 따르기도 한다. ‘조기 발견’과 ‘과잉 진료’ 간의 균형이 모호해지며, 국가 재정 면에서 의료비 지출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자 마련된 제도가 과다 지출 논란으로 이어지면, 결국 보험료 인상이나 세금 부담 문제 등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긴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후생노동성을 중심으로, 급증하는 고령층 의료비와 재정적자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를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다. 후기 고령자 의료비 부담을 전면 1할(10%)로 유지하는 것이 옳은가, 혹은 소득 수준이 일정 이상인 고령자에게는 일부 부담률을 높이는 것이 합당한가에 대한 논쟁은 끊이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현재는 수입이 많은 고령자에게 3할(30%)을 부담하게 하는 식으로 차등 적용하는 제도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일본이 인구 고령화를 맞이하는 다른 국가들(한국 등)보다 더 오래, 그리고 다층적으로 의료복지 문제를 경험해왔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많은 고령자들에게는 ‘병원에 자주 갈 수 있고, 필요한 재활치료를 저렴하게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삶의 만족도로 이어진다. 특히 일본은 어디든 계단이 많고, 언덕이 많은 지형이라 무릎이나 허리가 불편하면 이동 자체가 큰 고통이다. 자주 병원에 들러 재활치료와 진단을 받으며 생활의 질을 끌어올리는 것은,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 복지에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

나 역시 도쿄 생활을 하는 중에 무릎 통증 때문에 재활치료를 받아 보며, 이 제도가 얼마나 편리하고 든든한지 실감했다. 허벅지와 무릎 주변의 근육을 풀어주는 마사지나 온욕법, 그리고 근본적인 통증 원인을 정확히 찾는 ‘스포츠 재활’ 프로그램은 정말 효과적이었다. 무릎 하나 아프더라도 제때 치료 받으면 계단이나 언덕을 편하게 오르내릴 수 있으니 일상생활이 훨씬 수월해졌다.

하지만 이처럼 폭넓은 의료 접근성이 모든 국민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재정 부담이 계속 커진다면, 결국 누군가는 그 비용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재정은 환자 부담과 국가 부담, 그리고 보험료와 세금 등의 복잡한 구조로 운영된다. 특히 일본처럼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나라에서는 의료비가 해마다 증가세를 보일 수밖에 없어,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이 피할 수 없는 과제로 남는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무턱대고 많은 의료 서비스를 누리는 것보다, 꼭 필요한 치료나 재활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되 건강을 유지·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다. 조기에 발견하여 조기에 치료하면, 중증화·합병증 등으로 인한 막대한 추가 비용을 방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제도가 남용되면, 의료 재정이 고갈될 위험이 크다.

의료 선진국이라 불리는 일본의 재활치료 문화와 촘촘한 보험제도는 분명 배울 점이 많다. 다만, 그 이면에서 국가 재정과 보험재정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라는 현실적 고민도 함께 마주한다. 우리가 배우고 고민해야 할 것은, ‘적절한 의료 접근성을 어느 정도로 보장하면서도 무분별한 지출을 막을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일 것이다. 건강은 미리 챙기고,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도 그냥 넘기지 않으려면, 개인의 노력이 기본이다. 동시에 사회·제도적 뒷받침을 어떻게 최적화할지도 함께 고민해야, 건강한 삶과 지속 가능한 재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송원서 (Ph.D.)
슈메이대학교 전임강사 / NKNGO Foru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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