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의 정신적 상징이자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백두산 천지가 오늘날 심각한 구조적·환경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전 세계 수많은 관광객이 발걸음을 하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급증하는 상업화와 관리 부실로 인한 폐해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중국 주도의 일방적인 관광 인프라 독점과 이로 인한 역사·문화적 소외다. 현재 백두산 천지의 주요 등반 코스인 북파, 서파, 남파 등은 모두 중국 영토 내에 도로와 셔틀버스, 편의시설이 구축되어 운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백두산은 공식 명칭인 ‘창바이산(長白山)’이라는 중국식 이름으로 전 세계에 각인되고 있으며, 방문객들은 중국의 국내법과 관리 시스템 속에서만 관광을 허락받고 있다. 한민족에게 역사적·문화적 의미가 깊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관광 산업의 주도권은 온전히 중국의 거대 상업 자본에 넘어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관광객 급증에 따른 상업적 횡포와 안전 불감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성수기마다 하루 수만 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리면서 천지를 온전히 조망하기 위한 명소 주변에는 추가 요금을 요구하는 등 과도한 상업화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제한된 시간에 수많은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 셔틀버스와 차량들이 험준한 산악 도로를 과속으로 질주하면서 관광객들은 상시적인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고산지대의 취약한 생태 환경 역시 무분별한 개발과 관광객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로 인해 신음하고 있다.
천지 관람 자체가 기상 악화의 영향으로 1년 중 허락되는 날이 손에 꼽힐 정도로 제한적임에도, 조급한 관광 일정과 인프라 미비는 여행의 질을 떨어뜨리고 자연 훼손만 가중시킨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백두산 천지가 진정한 자연유산이자 세계적인 명소로 남기 위해서는 단순한 대중 관광지 개발을 넘어, 생태계 보존을 위한 엄격한 관리와 역사적 가치를 존중하는 다각도의 성찰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