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팔레스타인 출신 이주민에게 처음으로 난민 지위를 인정했다.
법무부는 15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출신 살레 알란티시(29)의 난민 신청을 승인했다. 알란티시가 2023년 3월 난민 신청서를 제출한 지 약 3년 만이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는 이번 사례가 한국 정부의 첫 팔레스타인 국적 난민 인정 사례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알란티시는 1997년 가자시티에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운영하는 보건소에서 태어났다. 출생 당시부터 난민 신분이었으며, 2008년과 2012년, 2014년, 2021년 가자지구 무력 충돌을 겪었다.
2022년 12월 한국에 입국한 그는 중고차 매매업에 종사하는 한편 팔레스타인 인권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난민 인정 직후 “난민으로 살아가는 것이 꿈인 사람은 없다”며 “팔레스타인이 자유를 되찾아 고향에서 평화롭게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알란티시는 한국 입국 이후인 2023년 10월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다시 격화되면서 가족과 지인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그는 조부와 친척, 친구들을 전쟁으로 잃었으며 부모와 형제, 아내는 생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난민 지위를 인정받으면서 가족 초청도 가능해졌다. 현행 난민법에 따르면 난민 인정자는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를 국내로 초청할 수 있다. 알란티시는 이번 결정으로 아내를 한국으로 초청해 함께 생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법무부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난민 신청자는 1만4천626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사람은 135명으로 인정률은 1%에 미치지 않았다.
알란티시는 난민 심사 기간 동안 겪은 어려움을 언급하면서도 “5~7년 이상 결과를 기다리는 신청자도 많아 자신은 오히려 운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에도 가자지구의 평화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하며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보다 더 시급한 것은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회복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