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실 마지막 황제인 순종이 세자 시절 어머니 명성왕후의 생일을 축하하며 쓴 현판이 일본에서 국내로 돌아왔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8일 순종의 글씨를 새긴 ‘예제예필 현판’과 조선 후기 문신 이진검의 묘지 유물을 고미술업계에 종사해온 김창원·김강원 형제로부터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예제예필 현판은 왕세자나 왕세손이 직접 글을 짓고 썼다는 뜻을 담고 있다. 순종이 세자였던 1892년, 경복궁에서 열린 명성왕후 생일 궁중잔치를 계기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판은 가로 124㎝, 세로 58㎝ 크기의 목판이다. 명성왕후의 생일을 ‘천추의 경사스러운 날’로 기리는 축하문이 정자체로 새겨졌고, 바탕에는 먹색, 글씨에는 녹색 안료가 칠해졌다. 재단은 “현판 글씨에 녹색을 칠한 사례는 매우 드물며, 왕실 글귀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돌아온 현판은 일본 도쿄에서 고미술업체를 운영해온 김강원 대표가 2024년 현지 경매를 통해 낙찰받은 것이다. 이후 국내 환수를 결정해 재단에 기증했다.
함께 기증된 ‘백자청화 이진검 묘지’는 조선 후기 문신 이진검(1671~1727)의 생애와 행적 등을 기록한 묘문 유물이다. 흰 백자판 10장 위에 청화 안료로 글을 적었다.
묘문은 문신 이덕수가 짓고, 이진검의 아들이자 조선 후기 명필로 꼽히는 이광사가 글씨를 썼다. 특히 앞면 글씨는 보기 드문 예서체로 작성됐으며, 기존 이광사 작품들과도 서풍이 달라 서예사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단은 문화유산 환수와 기증에 기여한 김창원·김강원 형제에게 감사패를 수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