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정문 앞 큰길가에는 ‘1호차’와 ‘2호차’로 나뉜 말끔한 리무진급 관광버스가 문을 활짝 연 채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탄 2호차에는 이미 많은 교육자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그중 상당수가 여성이라는 점에 놀랐다. 수치로 따지면 약 75% 정도였지만, 체감상으로는 그보다 훨씬 많게 느껴졌다. 그 모습에서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는 여성 교육자들의 힘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의 윤경로 상임대표와 박갑수 공동대표가 동승한 2호차는 서동석 상임이사가 함께한 1호차를 뒤따르며 서울을 빠져나갔다. 출근 시간이 막 끝난 도심을 벗어나자 버스는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기아자동차 공장을 향해 속도를 높였다. 나는 독일에서 참가한 한 교육자와 함께 사진 촬영이 수월한 앞자리에 앉았다. 그 역시 언론 활동을 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졌고, 여정은 단순한 이동을 넘어 작은 교류의 장이 되었다.
36년 만에 다시 찾은 수원과 화성의 풍경은 그야말로 상전벽해였다. 익숙했던 지명조차 낯설게 느껴질 만큼 변화된 모습 속에서 시간의 흐름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견학을 마친 뒤, 우리는 울산을 향해 다시 길을 나섰다. 버스 안에서는 윤경로 상임대표의 인사말과 참가자들의 자기소개, 박갑수 공동대표의 격려가 이어졌고, 그렇게 국제학술대회는 이동 중인 버스 안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시작되었다.
늦은 오후 울산 현대호텔에 도착하자, 먼저 도착해 있던 김태진 사무국장을 비롯한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따뜻하게 우리를 맞이했다. 교재 가방과 방을 배정받은 뒤 짐을 풀고, 우리는 곧바로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다. 역사·문화 교재 소개와 함께 세부 일정이 안내되었고, 참가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대회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한편 지역 대표들은 교육과학기술부 담당관과 별도의 좌담회를 갖기도 했다. 개회식에서는 전 세계 40개국에서 모인 101명의 한국어 교육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재단 이사장의 환영 인사는 먼 길을 달려온 이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었고, 이어진 상임대표의 환영사에서는 한류의 세계적 확산과 함께 한국어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축사 역시 변화하는 수요에 맞는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며 학술대회의 의미를 더했다.

이어진 강연은 학술대회의 깊이를 더해주었다. 한국 전통문화와 첨단 산업, 한국어 교육 방법론 등 다양한 주제가 다루어졌고, 참가자들은 높은 집중력으로 강의를 따라갔다. 전래놀이, 한지공예, 종이접기와 같은 문화 실습은 배움에 생동감을 더했다. 현대중공업 견학과 환영 만찬, 간담회까지 이어진 일정은 밤늦도록 계속되었지만, 누구 하나 피곤함을 내색하지 않았다. 셋째 날과 넷째 날에도 강의와 실습은 이어졌다. 역사에 대한 성찰, 한국어 교육의 실제, 발음과 어휘 지도법 등 실질적인 교육 내용이 깊이 있게 다루어졌다. 새벽 5시, 대왕암 공원에서 맞이한 해맞이는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이어진 강의와 울산 과학기술대학교 탐방, 여름 축제 관람까지 일정은 빼곡했지만, 그만큼 풍성했다. 다섯째 날에는 경주로 향해 문화 답사가 진행되었다. 괘릉과 불국사, 안압지, 박물관을 둘러보며 천년의 역사를 직접 체험했고, 동국대학교 경주 캠퍼스와 문무대왕릉까지 이어진 여정은 한국 문화의 깊이를 온몸으로 느끼게 했다. 밤에는 환송 만찬과 장기자랑, 평가회가 열리며 대회의 마지막 밤을 장식했다.
마지막 날, 폐회식에서는 아쉬움과 다짐이 교차했다. 상임대표의 폐회사에 이어 참가자 대표의 답사가 이어졌고, 그 내용은 모든 교육자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었다. “배운 것을 바탕으로 한국어의 세계화에 앞장서겠다”는 다짐과 함께, 재단과 관계자들에 대한 깊은 감사가 전해졌다. 2011년 7월의 울산에서 보낸 시간은 단순한 학술대회를 넘어선 경험이었다. 그것은 배움과 교류, 그리고 다짐이 어우러진 여정이었으며,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또 다른 시작이었다.
[ 답 사 ]
존경하는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의 임영담 이사장님을 비롯하신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의 모든 분들과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의 오늘이 있기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모든 분들께 이번 2011년 한국어교육자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한 백한 명의 교육자를 대신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희 백한 명의 교육자들은 최고의 교수진과 교재뿐만 아니라 잘 짜인 프로그램으로 준비하여 주신 재단의 이사님들과 직원 여러분들 덕분에 많은 것을 잘 배웠습니다. 저희들은 이번에 배운 것을 바탕으로 한국어의 세계화에 앞장서는 것은 물론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저희 백한 명의 교육자들은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에서 베풀어주신 사랑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열정”을 가진 교육자로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을 위하여 애써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들과 친절과 정성으로 저희들을 대해주신 울산 현대호텔의 모든 임직원 여러분께도 고맙다는 말씀드립니다. 저희들은 2011년 7월의 울산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7월 3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