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속에서 다시 서는 교사의 마음

가끔은 자신이 세워온 교육의 신념이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수업에서의 한마디, 학생의 표정 하나, 학부모의 시선 한 줄이 그토록 단단하다고 믿었던 마음을 흔들어 놓을 때가 있습니다. “나는 잘하고 있는 걸까?” 그 단순한 물음이 마음을 무겁게 하는 날이 있습니다. 교직의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습니다. 교단에 처음 섰던 날의 떨림과 열정이 시간이 흐르면서 무뎌질 때도 있고, 하루하루 쌓이는 행정 업무와 현실의 벽 속에서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절감할 때도 있습니다. 밝은 미소로 아이들을 맞이했지만, 정작 마음은 지쳐 있을 때도 있습니다.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애쓰다 보면 정작 나 자신을 잃어버린 듯한 허전함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흔들림이야말로 ‘교사’로 살아가고 있음을 증명하는 순간이 아닐까요?

교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와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

흔들리지 않는 나무는 없습니다. 거센 바람 속에서도 나무는 흔들리며 더 깊은 뿌리를 내립니다. 교사의 마음도 그러합니다. 학생들의 반응에 웃고, 부모의 한마디에 상처받으며, 동료의 위로에 다시 힘을 얻는 이 반복된 흔들림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단단해지고, 조금씩 더 따뜻한 사람이 되어 갑니다. 때로는 모든 것을 놓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이 길이 정말 나에게 맞는 길일까’ 하는 의문이 밤늦게까지 문서 위를 떠돌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런 순간, 문득 떠오르는 것은 언제나 아이들의 얼굴입니다. 수줍게 건네는 감사의 편지 한 장, “선생님, 저 이제 알 것 같아요.” 하고 웃는 눈빛 하나가 지친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웁니다. 그때 깨닫습니다. 흔들림의 끝에는 언제나 ‘희망’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가장 큰 가치는 ‘완벽함’이 아닐 것입니다. 흔들려도 괜찮다는 것,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 실패 속에서도 배우며 성장할 수 있다는 것. 그 용기를 보여주는 것이 교육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요? 교사의 흔들림은 결코 약함이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에 공감하고 그들과 함께 울 수 있는 ‘사람다움’의 표현입니다. 

거리의 사람들을 바라봅니다. 각자의 일터로 향하는 발걸음, 저마다의 하루 속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아 묵묵히 걷는 이들. 그들의 길 위에 조용히 축복을 빌어봅니다. 우리 교사들의 길도 다르지 않습니다. 수많은 흔들림 속에서도 아이들과 함께 걷는 길, 그 길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여정입니다. 그리고 나는 나 자신을 믿어봅니다. 교단에서 쌓아온 수 많은 날들, 그 속에는 눈물보다 많은 웃음이 있었고, 후회보다 더 깊은 보람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내 마음의 뿌리가 되었듯, 지금 교직의 순간들이 앞으로의 나를 지탱하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하루하루 성실히 걸어간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지리라 믿습니다. 사랑하는 제자의 손을 살며시 잡아봅니다. 그 작은 손끝에서 전해지는 떨림 속에는 진심과 희망 그리고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약속이 있습니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그 온기가 우리로 하여금 다시 교단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아닐까요?

그래서 오늘도 다짐합니다. 교사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나는 흔들릴 수 있지만 결코 꺾이지 않으리라. 내가 전하고 싶은 것은 지식이 아니라 마음이며, 내가 남기고 싶은 것은 점수가 아니라 삶의 울림이라는 것을. 흔들림 속에서 다시 교단을 세워가는 모든 교사들에게 조용하지만 깊은 존경의 마음을 보냅니다. 그대의 흔들림이 아이들의 희망이 되고 그대의 성실한 하루가 내일의 빛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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