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영칼럼 51> 성경 용어에 관한 단상

– <James>가 <야고보서>?

영어 성경의 Abraham은 한글 성경에서 아브라함이고, Jacob은 야곱, Paul은 바울, Simon은 시몬이며, Christ는 그리스도이다. 이렇듯 성경의 고유 명사는 영어 성경과 한글 성경의 용어가 비슷한 듯 다른 듯 사뭇 흥미롭다. 영어 성경의 용어를 통해 한글 성경의 용어가 유추되기도 하고, 한글 성경의 용어를 통해 영어 성경의 용어가 예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용어 대부분이 대동소이함에도 불구하고 James가 야고보서이듯 어느 한쪽 성경의 용어로 다른 성경의 용어 유추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왜 그럴까?

용어의 형태가 같은 듯 다른 용어가 사용되는 이유는 영어 성경과 한글 성경의 원전(original version)이 대부분 같지만, 다른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한글 성경의 역사는 19세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특정 시점에 단 한 번의 번역으로 완성된 것이 아니라 여러 단계를 거쳐 발전했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의 관점에서는 크게 두 번의 번역사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최초의 번역 시도는 주로 중국어 성경 즉 한자 성경을 우리말로 옮기는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후에 공식적이고 본격적인 번역은 구약은 히브리어, 신약은 그리스어(헬라어) 원문을 주된 대본으로 삼아 진행되었다는 게 정설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최초의 한글 성경 번역은 1882년 만주에서 스코틀랜드 선교사 존 로스(John Ross)와 한국인 번역팀(이응찬, 백홍준 등)이 번역한 <예수셩교 누가복음젼셔>라고 한다. 이 초기 번역본들은 주로 중국어 성경을 대본으로 하여 번역되었고, 이후 1887년에는 신약 전체가 번역된 <예수셩교젼셔>가 출간되었다. 보다 체계적이고 공식적인 번역은 20세기 초에 성경번역위원회에서 구약성경은 히브리어로 기록된 마소라 본문(Masoretic Text)을 주된 원전으로 삼아 번역하였고, 신약성경은 그리스어(헬라어)로 기록된 사본 <공인본문(Textus Receptus)> 등을 바탕으로 번역하여 1911년에 신구약 전체를 아우르는 최초의 한글 완역 성경인 <셩경젼셔>가 탄생하였다고 한다. 이후의 성경 변천은 개정판 정도의 소소한 개정에 불과하다.

영어 성경은 번역된 시기에 따라 사용된 원문 대본의 종류가 다르다. 두 번의 큰 번역 역사가 있는 한국어 성경과 달리 영어 성경은 역사적 흐름에 따라 크게 세 번의 번역 시기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인 라틴어 중역 시기(14세기)의 대표 성경인 위클리프 성경(1380년대)은 당시 로마 가톨릭의 공식 성경이었던 라틴어 성경을 영어로 번역한 것이다. 두 번째 번역 시기로 종교개혁 시기에 번역된 틴데일 성경(1526년)과 King James version(KJV, 1611년)은 성경의 원전인 히브리어와 그리스(헬라어)를 번역한 것이다. NIV(1978년)와 ESV(2001년)로 대표되는 대부분의 현대 영어 성경은 히브리어와 그리스(헬라)어를 사용한 것은 같다. 그러나 킹제임스버전 등이 후대의 필사본인 비잔틴 계열 사본들을 기초로 만들어진 데 반해, NIV와 ESV는 훨씬 더 오래되고 권위 있는 고대 사본들(4세기 시나이 사본, 바티칸 사본 등)을 원전으로 사용한 것이다. 그래서 킹 제임스 성경(KJV)에는 있는데 현대 성경(NIV 등)에는 ‘없음’으로 표시되거나 각주로 빠진 구절들이 있다. 즉 KJV가 기초로 삼은 후대 사본에는 첨가되어 있었으나, 더 오래된 고대 사본들을 확인해 보니 해당 구절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차이로 인해 권위 있는 고전인 킹 제임스 버전(KJV)과 현대의 많은 성경(NIV, ESV 등) 사이에 내용상 차이가 발생하게 된 주된 이유다.

결국 현재 통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성경을 기준으로 영어 성경도 한글 성경도 모두 구약은 히브리어로 된 원전을 번역하였고, 신약은 그리스(헬라)어로 된 원전을 번역하였음을 알 수 있다. 오늘은 아리송한 한글 및 영어 성경의 아리송한 용어의 배경에 대해 살펴보았으니 다음 호에서는 비슷한 듯 다른 성경 용어들을 사례를 들어 살펴보고자 한다.

주. 그리스(헬라)어라고 할 때 그리스어와 헬라어의 차이는 무엇일까? 헬라어는 그리스인들이 자기 민족과 나라를 부르는 고유 명칭인 ‘헬라스(Hellas)’에서 유래한 말로 우리가 우리나라를 스스로 ‘한국’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그리스어(Greek)는 로마인들이 그리스인들을 ‘그라이키아(Graecia)’라고 부른 라틴어에서 유래하여, 영어를 거쳐 전 세계로 퍼진 명칭으로 외국인들이 우리를 ‘코리아’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성경 번역의 의미로는 헬라어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고, 고대부터 현대까지 그리스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그리스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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