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온라인 사기 조직에 가담해 구금됐다 송환된 한국인 64명 중 상당수가 20대 대학생인 것으로 드러났다. 단기 고수익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고 현지에 건너간 뒤 범죄조직에 포섭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청과 외교부에 따르면 18일 오전 전세기를 통해 국내로 송환된 구금자 64명 가운데 30여명이 대학생 또는 휴학생 신분으로 확인됐다. 대부분이 “단기 통역, 콜센터 업무, SNS 광고 알바” 등의 온라인 채용 공고를 보고 캄보디아에 입국했으며, 일부는 항공권과 숙박까지 제공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지 도착 직후 여권을 압수당하고, ‘연애사기(로맨스 스캠)’나 투자 유도형 보이스피싱 범행에 강제로 동원되는 구조였다. 피해자들은 하루 12시간 이상 온라인 범죄 업무를 강요받거나, 탈출을 시도할 경우 폭행 및 감금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1~2년 사이 SNS를 통한 ‘해외 고수익 아르바이트’ 모집이 대학생을 주요 표적으로 하고 있다”며 “학비나 생활비 부담이 큰 청년층이 가장 취약하다”고 말했다.
실제 캄보디아 프놈펜과 시아누크빌 등지에서는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 청년층 수백명이 현지 범죄조직에 이용되고 있으며, 다수의 조직이 한국어와 일본어 담당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해외 취업·인턴 명목의 불법 인신매매형 노동 착취가 사실상 보이스피싱 산업과 결합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청년 해외취업 안전망과 정보 검증 시스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