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교육 현장 ‘행정 과부하’ 비상

2026학년도 신학기부터 전국 초·중·고등학교(재외한국학교 포함) 수업에 활용되는 모든 소프트웨어가 학교운영위원회(이하 학운위)의 사전 심의를 받게 된다.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일선 학교는 학기 시작 전 모든 학습지원 도구를 검토해야 한다. 이에 심의 대상이 지나치게 광범위해 교육 현장의 행정 부담과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법 개정에 따른 ‘교육자료’ 심의 의무화

이번 조치는 지난해 8월 국회를 통과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에 따른 후속 조치이다. 개정안은 인공지능(AI) 등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한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를 공식적인 ‘교육자료’로 규정하고 해당 자료들은 사용 전 학운위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일선 학교에 안내했다. 문제는 심의 대상의 범위이다. 기존 유료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사용해 오던 플랫폼과 회원 가입 없이 일회성으로 접속하는 서비스까지 모두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학교에서는 검토해야 할 심의 자료가 많게는 수백 쪽에 달하는 등 담당 교사들의 업무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지침은 국내 학교뿐만 아니라 전 세계 34개 재외한국학교에도 동일하게 하달되어 교육계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수업 자율성 위축 및 교육 격차 우려

교육 현장에서는 제도 변화가 수업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교사가 연수를 통해 새로운 에듀테크 도구를 익히더라도, 이미 심의가 끝난 학기 중에는 이를 수업에 즉각 도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신규 발령이나 전보로 학기 중간에 부임한 교사의 경우, 본인의 교육 방식에 맞는 자료를 신청하는 데 사실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학운위 심의의 전문성 문제도 제기된다. 학부모 위원 비율이 40~50%에 달하는 학운위 구조상, 고도의 AI 기술이나 복잡한 개인정보 처리 방식을 심도 있게 검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학교별 심의 결과에 따라 활용 가능한 소프트웨어가 달라질 경우 학교 간 교육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 교육부 “개인정보 보호 등 안전장치, 행정 간소화 지원할 것”

교육계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AI 디지털 교과서를 규제하는 과정에서 적용 범위가 과도하게 확장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당초 개인정보 침해와 스마트기기 중독 등을 방지하려는 취지였으나, 모든 학습용 소프트웨어로 화살이 돌아갔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법 테두리 안에서 현장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심의 제도는 추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교사 개인에게 책임이 전가되는 것을 방지하는 법적 안전장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하며 “서면 심의를 허용하고 간소화된 서식과 체크리스트를 제공하는 등 행정 보완책을 마련 중”이라며 “제도 시행 후 현장 의견을 수렴해 필요하다면 입법 차원의 보완 논의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댓글 남기기

EduKorea News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