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시부야 한복판에 선 무신사, 그리고 세대가 바뀐다는 것

얼마 전, 정말 오랜만에 시부야를 찾았다. 나는 시부야를 그리 자주 가지 않는다. 사람이 너무 많고, 내가 필요한 것은 내 생활권 안에서도 충분히 해결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엔 우연히 시부야의 중심 거리를 지나가다, 그 유명한 ‘무신사 팝업스토어’를 마주쳤다.

처음엔 그냥 지나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건물 전체를 덮은 듯한 거대한 간판과 그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는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직원에게 물으니 “예약하셨나요?”라는 말이 돌아왔다. 예약이 없으면 입장 불가였다. 이미 꽉 찼다는 말에 결국 안으로 들어가보진 못했지만, 그 규모와 열기는 충분히 체감할 수 있었다.

무신사는 이번 시부야 팝업에서 3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빌려 80개 이상의 한국 브랜드, 2,800여 개의 아이템을 전시했다고 한다. 단순한 ‘임시 매장’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K-패션 전시장이다. 일본 언론들도 “역대 최대 규모”라며 주목했고, 첫날부터 수천 명이 몰렸다고 한다.

내가 어릴 때는 일본 패션의 영향을 받으며 자랐다. 그런데 이제는 일본의 젊은이들이 한국 패션에 열광하고 있다. 교실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중학생들, 한국 패션을 따라 입는 10대들. 내 아이 또래의 세대에서는 이미 “한국은 가보고 싶은 나라, 배우고 싶은 나라”가 되어 있다.

나는 시부야의 한복판, 도쿄 패션의 심장부에 ‘무신사’의 큼직한 간판이 걸려 있는 풍경을 보며 세대의 교체를 실감했다. 과거엔 한국이 일본을 따라잡으려 했지만, 지금의 10대와 20대는 자연스럽게 한국을 ‘트렌드의 원천’으로 보고 있다.

패션은 단순히 옷의 문제가 아니다. 그 사회의 자신감이 담겨 있다. 일본에서 ‘무신사’가 성공한다는 건, 이제 한국이 하나의 문화적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는 뜻이다. 더구나 K-POP 아티스트들이 착용한 브랜드가 시부야 매장에 전시되며, 음악과 패션이 함께 상승효과를 내고 있다.

나는 이 변화가 단순한 유행으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한국의 문화와 일본의 문화, 나아가 세계가 서로 이해하며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로 발전하길 바란다. ‘무신사’의 간판 아래에 선 긴 줄은 단순한 쇼핑 열기가 아니라, 세대와 문화가 교차하는 새로운 시대의 신호처럼 보였다.

송원서 (Ph.D.)

슈메이대학교 전임강사 / NKNGO Foru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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