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훠궈 전문 레스토랑 ‘하이디라오(海底捞)’는 이제 한국에서도 익숙한 이름이다. 마라탕 열풍과 함께 훠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하이디라오는 ‘중국식 서비스의 정점’으로 불리곤 한다. 줄이 길어도 불평하는 이가 드물다. 기다리는 동안 음료와 과자가 제공되고, 심지어 네일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일본에서 그 긴 줄을 본 적이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길래?”라는 호기심이 생겼고, 얼마 전 마침내 도쿄의 하이디라오를 직접 방문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완전히 놀랐다. 가격은 결코 저렴하지 않았다. 일본의 일반적인 샤브샤브보다 훨씬 비쌌다. 그러나 ‘서비스’라는 단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경험이었다.
일단 직원들의 세심한 응대가 인상적이었다. 테이블마다 물통이 있음에도, 물이 반쯤 줄어들면 직원이 조용히 다가와 다시 채워주었다. 식사가 끝나면 순식간에 상이 정리되고, 생일 손님이 있으면 중국어와 일본어로 생일 축하 노래가 울려 퍼졌다. 처음 방문객에게는 ‘수타면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직원이 직접 테이블 앞에서 손으로 면을 늘려 보여주고, 그 면은 서비스로 제공되었다. 다만 이 모든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회원가입을 해야 했다. 전화번호와 라인 계정을 등록해야 하는 것이다.
화장실조차 놀라웠다. 일본 내 최고급 비데 브랜드의 최상위 모델이 설치되어 있었고, 남녀 화장실 모두에 다이슨 헤어드라이어가 비치되어 있었다. 일반 음식점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테이블 옆 서랍을 열면 휴지, 숟가락, 젓가락, 티슈는 물론 머리끈, 이쑤시개, 안경닦이까지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이런 세세한 배려에서 ‘서비스 철학’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감탄스러웠던 점은 ‘고객의 시간’을 존중하는 방식이었다. 나는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에 식사를 했기 때문에 네일 서비스를 받을 시간이 없었다. 그런데 계산 후 직원이 “다음에 오시면 사용하세요”라며 네일 쿠폰을 건넸다. 일본에서 네일을 하려면 적어도 4천 엔 이상은 드는 서비스다. 하이디라오는 그것을 ‘기다림의 보상’으로 내놓았다.
식사는 고가였지만 전혀 아깝지 않았다. 훠궈의 깊은 육수 맛과 신선한 재료도 훌륭했지만, 그것보다 감동한 것은 ‘섬세한 중국의 환대’였다. 공산주의 국가라고 하면 ‘서비스’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하이디라오에서 경험한 것은 오히려 서비스 정신의 정점이었다.
식당 안에는 고가의 물품을 잔뜩 산 아이가 여럿인 중국인 가족들이 많았다. 웃음소리, 아이들의 목소리, 직원들의 밝은 인사 속에서 묘한 활력이 느껴졌다. 경제 성장과 함께 ‘서비스 문화’도 이렇게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하이디라오의 ‘손님을 감동시키는 방식’은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현대 중국의 자신감 그 자체였다.
송원서 (Ph.D.)
슈메이대학교 전임강사 / NKNGO Forum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