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시작된 조선통신사 문화교류가 올해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부산문화재단이 주관한 ‘2025 조선통신사 축제’는 지난 4월 25일부터 27일까지 부산 광복로와 북항 친수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함께 이어갈 내일’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축제에서는 시민 500여 명이 참여한 행렬 재현이 큰 주목을 받았다.
조선통신사는 1607년부터 1811년까지 12차례에 걸쳐 일본으로 파견된 공식 외교 사절단으로, 정사·부사·종사관을 포함해 300~400명 규모로 구성됐다. 한양에서 출발한 이들은 부산을 거쳐 해상과 육로를 통해 에도(지금의 도쿄)까지 이동하며 양국의 교류를 이끌었다.
특히 올해는 ‘계기성 국제행사 기반 조선통신사 한·일 문화교류사업’의 일환으로 261년 만에 부산에서 출항해 시모노세키와 오사카까지 이어지는 항로를 복원했다. 이 과정은 단순한 축제적 의미를 넘어, 한·일 해양문화 교류를 실제로 재현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상징성을 가졌다.
행렬 재현은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와도 연계돼 일본 현지에서 다시 펼쳐졌고, 국제적인 관심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조선통신사가 단순한 과거의 외교 사절이 아닌, 오늘날에도 화합과 공존의 메시지를 전하는 문화외교 자산으로 재해석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올해의 행사는 시민 참여와 역사적 재현을 결합해 한국과 일본 양국이 함께 만드는 새로운 문화 외교 모델로 자리매김했다는 의미가 있다. 261년 만의 항로 복원과 글로벌 무대 진출은 조선통신사의 현대적 가치와 지속 가능한 교류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