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과 출판사 한길사가 지난 7월 22일 ‘김대중 망명일기’를 출간했다. 이번 책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72년 8월 3일부터 1973년 5월 11일까지 자필로 남긴 일기 223편을 6권 수첩에 담은 기록이다.
이 일기는 1972년 10월 17일 유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김 전 대통령이 일본과 미국에서 망명 투쟁을 이어가던 시기의 정치 활동, 주요 인물 접촉, 국내외 정세 판단, 가족과 측근에 대한 고뇌 등을 세밀히 기록했다. 특히 비상계엄 소식을 접한 날, “나는 이 일기를 단장의 심정으로 쓴다”는 문장으로 시작해 민주주의 상실에 대한 절망과 분노를 드러냈다.
유품 정리 과정에서 김홍걸 이사장이 동교동 자택에서 수첩을 발견했으며, 고어와 일본식 한자 표현이 많아 전문가들이 약 1년간 판독과 해제를 거쳤다. 연구진은 이 기록을 ‘난중일기’에 비견할 만한 사료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출간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독한 망명 투쟁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국제적 설득 활동을 재조명하며, 한국 민주주의 역사와 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