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본 슈메이대학교에 부임한 지 2년차의 교수다. 한 조직에 오래 있으면 그 조직의 당연한 것들이 너무 익숙해져 보이지 않는 법이다. 그런데 나는 이 학교에 부임하자마자, 이곳에 ‘무언가’가 부족하다는 감각을 분명하게 느꼈다. 바로 유학생과 일본인 학생 사이의 교류였다.
슈메이대학교에는 현재 약 300명이 넘는 유학생이 있다. 그러나 그 숫자만큼의 상호작용이 존재하느냐고 묻는다면, 고개를 끄덕이기는 어렵다. 수업이 끝나면 조용히 사라지고, 식당에서도 각자의 그룹만 모여 있고, 캠퍼스 안에서 서로의 존재를 알고는 있지만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들었다.
그래서 나는 부임 이래로, 언젠가는 이 학교에서 이문화 교류회를 열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작년에는 일정상 실현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26명의 학생과 직원들이 함께 모여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한 달 전부터는 매주 만나 몇 시간씩 회의를 거듭했고, 행사 당일에는 모두가 초록색 조끼를 맞춰 입고 구슬땀을 흘리며 하나의 공동체로 움직였다.
퀴즈와 핸드 아체리 한궁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음식도 주문하고, 각 나라의 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작은 캠퍼스에 여러 나라의 언어가 흘러나오고, 음악이 울려 퍼지고, 웃음소리가 넘쳤다. 베트남, 중국, 네팔, 방글라데시, 일본…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학생들이 그날만큼은 한 공간에서 ‘우리’라는 이름으로 섞여 있었다.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학생들의 표정이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 속에 낯설던 거리가 줄어들고, 누군가는 “처음으로 다른 나라 친구와 이야기를 해봤다”며 수줍게 웃었다. 교직원들도 하나같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번 교류회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었다. 다문화 사회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묻는 질문이자, 서로의 다름을 향한 첫 걸음이었다. 외국인은 이방인이 아니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다. 우리가 서로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글로벌 시대라 외쳐도 그것은 공허한 구호일 뿐이다.
이번 경험을 통해 나는 다시금 확신하게 되었다. 교육기관은 학문을 가르치는 곳인 동시에, 서로를 배우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사람을 모은다는 것이 얼마나 큰 에너지와 신뢰를 필요로 하는 일인지를. 다음 해에는 더 많은 학생들과 함께, 더 나은 행사로 이 지구촌 캠퍼스를 이어가고 싶다.
이 자리를 빌어 나와 함께 땀 흘려준 모든 학생들과 학교 관계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그들의 노력 덕분에 우리는 어제, 작은 기적을 만들어냈다.
송원서 (Ph.D.)
슈메이대학교 전임강사 / NKNGO Forum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