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보타주(sabotage)는 조직이나 기관의 정상적인 운영을 고의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생산설비나 작업환경을 파괴하거나, 업무의 흐름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프랑스어 ‘사보(sabot)’에서 유래한 이 단어는 19세기 산업혁명기 노동자들이 나무 신발로 기계를 망가뜨리며 저항한 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보타주는 노동운동, 정치투쟁, 군사전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어 왔다. 노동운동에서는 사용자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써 생산성 저하나 기계 파괴, 업무 지연 등의 방식이 동원되며, 정치적 맥락에서는 체제에 반대하는 내부 고발이나 보이콧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정보전이나 사이버전에 있어서는 시스템 교란, 기밀정보 삭제 또는 왜곡과 같은 고도의 기술적 사보타주도 등장하고 있다.
군사적 차원에서의 사보타주는 적국의 전쟁수행 능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사용된다. 예컨대, 철도나 통신망, 연료 저장시설 등을 폭파해 전력 공급이나 군수물자의 이동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은 점령지 내 저항조직과 연계해 나치 독일의 기반시설을 파괴하는 사보타주 작전을 활발히 수행했다.
최근에는 기업 내부 직원에 의한 사보타주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불만을 품은 직원이 핵심 데이터를 삭제하거나, 고객 정보를 외부에 유출하는 등의 형태로 나타나는 사이버 사보타주 사건도 늘고 있다. 기업과 정부기관은 내부 보안관리 강화와 사전 위험 감지 시스템 구축을 통해 이를 방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보타주는 때로는 저항의 수단으로 정당화되기도 하지만, 그 목적이나 수단에 따라 범죄로 간주되며 법적 책임을 수반한다. 공공의 안전과 질서를 해치는 경우, 테러에 준하는 중대 범죄로 다뤄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