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영칼럼 21>진로진학상담4 – 왜 학생부종합전형인가? –

진로진학상담4 – 왜 학생부종합전형인가? –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진로진학상담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가장 먼저 자신에게 맞는 직업 유형을 알아보았고, 2차 상담에서는 진로적성검사를 통한 자신의 성격과 적성에 맞는 직업 탐색하기를 소개했다. 진로적성검사를 사전에 실시하지 않고 오는 학생들에게는 간이 성격검사를 실시하고 자신의 성격에 맞는 직업 탐색하기를 알아보았다.

이번 3차 진로진학상담 시리즈에서는 1, 2차 진로진학상담에서 추천한 직업인이 되기 위해 고등학교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여 추천된 직업과 관련된 학과에 진학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순서다. 대입이 크게는 수시와 정시로 나뉜다. 아래 표에서 보듯이 수시는 학생부교과와 학생부종합(학종), 논술, 그리고 실기/실적위주가 있다. 정시는 주로 수능위주다.

본인은 수시와 정시 중 절대적으로 수시를 권한다. 재학생 그것도 강북의 일반고 학생은 절대 정시를 지원하면 안 된다. 정시가 공정하다는 해괴한 논리로 서울의 주요대 정시 비율을 40% 이상으로 지정한 당국자는 교육을 모르거나 공정성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모르는 외계인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상위권대를 지망하는 N수생의 대부분은 재학생보다 기본적인 학업역량이 우수하거나 뛰어난 학생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재수학원에서 공부만 하면 된다. 그들이 공부만 할 동안 재학생들은 각종 시험과 수행평가 혹은 학교 행사에 임해야 한다. 수능 시험과 관련하여 N수생과 재학생은 절대로 공정한 게임이 아니다. 기울어져도 한~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게임이다. 그래서 본인은 어쩔 수 없이 재학생에게 정시가 아닌 수시를, 그리고 수시 중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권한다.

학생부교과와 논술은 대부분 현재의 교과 성적 혹은 논술 실력 그대로 평가를 받기에 역전의 기회가 별로 없다. 그러나 학종은 기본적으로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고, 그 열심히 노력한 흔적이 학생부에 기록되어 있고, 면접에서 이를 증명하면 학종에서 좋은 성적으로 합격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학종 대비 입시 지도를 하는 교사들은 ‘충실한 학교생활을 꾸준히 열심히 하라!’고 학생들을 지도한다. 학교 성적이 꾸준히 우상향인 학생은 발전가능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고, 세부능력과 특기사항(이하 ‘세특’)을 중심으로 학생부의 기록에서 뚜렷한 역량이 드러나면 학업역량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합격할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모 대학 입학처의 교수사정관께서는 ‘숫자가 아닌 사람을 보고 뽑는 전형’을 학종이라고 정의하였다. 학종에 관한 너무도 멋진 최고의 정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학생들에게 학종을 대비하는 전략으로 꼽는 1순위가 바로 ‘꾸준히 열심히 하라.’이다. 꾸준히 열심히 하면 성적에서는 우상향 곡선을 그려 발전가능성이 보일 것이고, 세특을 포함한 학생부 기록에서는 성실함이 묻어 날 것이다. 그리고 그 성실성은 역량이 되어 학업 역량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게 틀림없다. 2 순위로 학생들에게 권하는 학교생활은 ‘인정받고 싶은 대로, 평가받고 싶은 대로, 기록되고 싶은 대로 학교생활을 하라.’이다. 질문을 잘하는 학생으로 기록되고 싶으면 수업 중 열심히 질문을 해야 할 것이고, 대답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싶으면 수업 중 선생님의 질문에 열심히 대답하여야 할 것이다. 발표 잘하는 학생으로 기록되고 싶은 학생이 수업 중 조용히 앉아만 있어서는 아니 된다.

언젠가 개인 상담을 받은 학생의 학부모님에게 후기를 받았더니, 자녀가 “선생님이 질문을 많이 하셔서 대답하느라 힘들어 죽을 뻔했다.”라고 했다. 평소 학교 생활에서 질문도 대답도 필요 없이 주입식 교육에만 길들여진 학생의 반응이었으리라. 질문을 하려면 엄청난 사고력이 필요하니 질문 잘하는 학생은 ‘thinking power’가 있다는 뜻이고, 대답 잘하는 학생은 ‘경청을 잘하고, 학업역량이 있으며, 교사와 소통을 잘하는 학생’으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학종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교과 성적에서는 좋은 성적 혹은 발전가능성을 보여야 하고, 세특 등 학생부의 기록에서 학업역량을 보여야 한다. 아울러 숫자로 보이는 교과 성적이 좋고, 글자로 나타나는 학업역량에 더하여 인성과 소통 능력까지 보인다면 학종 1단계는 무난히 합격한다고 보면 된다.

학종 1단계에서 합격한 학생들은 대부분의 대학에서 2단계 전형에서 면접을 보게 된다. 서류 기반 면접의 경우 학생부에 기록된 내용을 자신의 입으로 증명하는 단계다. 면접에서 학생부의 기록을 제대로 입증하면 학종에서 합격할 확률은 매우 높다. 즉 면접에서 학생부 내용을 증명하는 학생이라면 숫자로 표기되는 성적이 다소 낮더라도 합격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대학은 (학종의 경우) 숫자가 아닌 사람을 보고 뽑는다.”라는 말이 와닿는다. 대학이 왜 학종으로 선발한 학생을 좋아하는지는 아래의 표를 보면 알 수 있다.

위의 표에서 보듯이 실제로 많은 대학에서 학종으로 선발한 학생의 성적(GPA)은 물론, 대부분의 학교생활 지표가 정시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다. 정시 합격자가 높은 비율을 보이는 것은 제적률뿐이다. 대학이 학종으로 합격한 학생을 좋아하는 건 너무도 당연한 현실이다. 학종으로 합격한 학생이 대학교 생활 전반적인 지표에서 월등함을 보여주는 위 표의 사례를 통해 ‘학교와 선생님을 믿고 학교생활만 열심히 해도 희망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라는 풍토가 우리 사회에 자리 잡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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