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의 도시샤(同志社)대가 시인 윤동주(1917∼1945)에게 명예 문학박사 학위를 수여한다고 밝혔다. 윤동주는 ‘서시’, ‘자화상’, ‘별 헤는 밤’ 등 주옥같은 작품을 남긴 일제강점기 조선의 대표적 저항 시인이다.
도시샤대는 최근 고하라 가쓰히로 총장 주재로 열린 학장단 회의에서 명예 박사학위 수여를 결정했다. 이는 1875년 대학 설립 이후 처음으로 고인에게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하는 사례다.
이타가키 류타 사회학부 교수는 “재학 중 체포돼 옥사한 윤동주 시인을 대학 측이 보호하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을 담아 내린 특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수여식은 윤동주의 80주기를 맞는 내년 2월 16일 개최될 예정이며, 윤동주의 조카인 윤인석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참석한다. 또한, 대학 측은 윤동주 80주기를 기념하는 행사를 추가로 계획하고 있다.
도시샤대 교정에는 1995년 건립된 윤동주의 시비(詩碑)가 자리하고 있다. 이 시비에는 그의 대표작 ‘서시’가 새겨져 있으며, 많은 추모객이 이를 찾고 있다.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후 도쿄 릿쿄대를 거쳐 1942년 도시샤대 영문과로 편입했다. 그러나 1943년 조선 독립을 논의하는 유학생 단체 활동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되었고, 1945년 2월 16일 28세의 나이에 옥사했다. 그의 죽음은 광복을 불과 6개월 앞둔 시점이었다.
윤동주의 시와 삶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으며, 도시샤대의 이번 결정은 그의 업적과 희생을 기리기 위한 의미 있는 행보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