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 시험장 덮친 AI 글라스…국내 첫 커닝 적발에 수능도 비상

Students taking an exam in a classroom with teacher monitoring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시험 부정행위가 국내에서 처음 적발되면서 교육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일반 안경과 구분이 어려운 AI 글라스가 확산되면서 공인시험과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보안 대책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토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월 10일과 31일 실시된 토익 정기시험에서 AI 글라스를 착용한 응시자 2명이 부정행위자로 적발됐다. 국내 공인시험에서 AI 글라스를 활용한 커닝 시도가 공식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적발된 응시자들은 시험 도중 AI 글라스를 착용한 상태로 시험에 응시하다 감독관의 의심을 받았다. 위원회는 시험 진행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시험 종료 후 사실관계를 확인했으며, 해당 응시자들의 시험은 모두 무효 처리됐다. 이들은 규정에 따라 향후 4년간 토익 응시 자격이 제한된다.

AI 글라스는 카메라와 마이크, 생성형 AI 기능을 결합한 웨어러블 기기다. 사용자가 특정 사물이나 문서를 바라보면 AI가 이를 분석해 관련 정보를 렌즈 화면이나 내장 스피커를 통해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은 일상생활에서는 편리성을 높이지만 시험장에서는 부정행위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문제는 최신 AI 글라스가 일반 안경과 외형상 거의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육안 식별이 쉽지 않아 감독관이 사전에 적발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한국토익위원회는 시험 감독관을 대상으로 AI 글라스 식별 및 적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교육 당국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현재 수능에서는 모든 전자기기 반입이 금지돼 있어 AI 글라스 역시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교육부는 혼선을 막기 위해 AI 글라스를 수능 반입 금지 물품 목록에 명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글라스 보급 확대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최근 메타가 개발한 AI 스마트 안경이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됐고, 삼성전자가 구글과 협력해 개발한 AI 글라스도 공개되면서 관련 제품의 대중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생성형 AI 기술이 시험 제도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한 만큼 기존 전자기기 통제 중심의 감독 체계를 넘어 웨어러블 기기까지 포괄하는 관리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시험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제도적 대응도 한층 정교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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