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기조가 다시 현실화되면서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비자 심사 강화부터 취업비자 축소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졸업 후 미국에 남아 일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유학생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미국 유학 인기는 여전히 견고하다. 세계 최고 수준 대학과 글로벌 기업 네트워크, 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 산업 중심지라는 매력 때문이다. 다만 과거처럼 “일단 미국에 가면 기회가 열린다”는 공식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미국 내에서는 유학생 비자(F-1)와 졸업 후 취업 프로그램인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를 둘러싼 규제 강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OPT 제도를 사실상 ‘우회 취업 통로’로 보고 축소 또는 폐지 검토까지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미국 유학생들은 졸업 후 최대 12개월, 이공계(STEM) 전공자는 추가 24개월까지 미국에서 일할 수 있다. 상당수 유학생은 이 기간 동안 H-1B 취업비자를 준비해왔다. 그러나 OPT가 축소될 경우 미국 대학 졸업 이후 현지 취업으로 이어지는 핵심 경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비자 심사도 한층 까다로워지고 있다. 주미한국대사관은 최근 공지를 통해 미국 내 외국인 유학생들의 비자 취소 및 SEVIS(학생·교환방문자 정보시스템) 신분 종료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과거 법규 위반이나 음주운전, 불법 취업 등이 비자 유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대학들도 긴장하고 있다. 국제교육원(IIE) 조사에 따르면 2025~2026학년도 미국 대학 신규 외국인 유학생 등록은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대학들은 감소 원인으로 비자 취득 우려와 여행 제한 가능성을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대학원 유학생 감소폭이 컸다는 점은 한국 학생들에게도 적지 않은 변수다. 한국 학생 상당수가 석·박사 과정과 STEM 분야 중심으로 미국 유학을 선택해왔기 때문이다.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학업보다 체류 리스크 관리가 더 중요해졌다”는 말까지 나온다.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인 한국인 유학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입국 심사 강화, SNS 검열 가능성, 비자 인터뷰 지연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다만 미국 산업계 내부에서는 지나친 규제가 오히려 미국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IT·AI 업계는 여전히 해외 고급 인력 의존도가 높고, 실제 미국 대형 기술기업 상당수가 유학생 출신 인재를 핵심 인력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 유학 시장은 지금 ‘매력’과 ‘불확실성’이 동시에 커지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미국행 열기는 이어지고 있지만, 유학생들은 이제 학업 계획뿐 아니라 비자와 취업, 체류 전략까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여전한 미국행…유학생들 덮친 ‘트럼프 리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