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군사 충돌로 중동 정세가 악화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마련한 전세기에 한국인 가족이 탑승해 대피했다. 한∙일 양국이 위기 상황에서 재외국민 보호 협력을 진행한 사례다.
외교부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3월 10일 오후 출발한 일본 정부 전세기에 한국인 11명과 외국인 배우자 1명이 탑승해 11일 오후 1시 38분 도쿄에 도착했다. 이번 이동은 한국 외교부와 일본 외무성, 현지 공관 간 협의를 통해 진행됐다.
해당 전세기에는 일본인 약 160명이 탑승했으며 중동에서 탈출을 희망한 한국인 가족 12명도 함께 이동했다. 일본 정부 전세기에 외국인이 함께 탑승한 사례는 이번 중동 분쟁 이후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2024년 9월 한국과 일본이 체결한 ‘제3국 내 재외국민 보호 협력 양해각서’에 따른 협력 조치다. 양국은 해외 위기 상황에서 상대국 국민의 대피를 상호 지원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양국은 과거에도 위기 상황에서 상호 대피 지원을 진행해 왔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당시 한국 공군 공중급유수송기를 통해 한국인 163명과 일본인 51명이 함께 대피했다. 이후 일본 자위대 수송기도 한국인과 가족을 태워 탈출을 지원하는 등 협력이 이어졌다.
코로나19 확산 시기인 2020년에도 협력 사례가 있었다. 한국 정부가 마련한 임시 항공편에는 23개국 외국인 439명이 탑승했으며 이 가운데 약 250명이 일본인이었다. 반대로 외국 정부 항공편을 통해 귀국한 한국인 773명 중 약 100명은 일본이 주선한 항공편을 이용했다.
정부는 중동 지역 교민 보호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정부합동 신속대응팀을 파견했다. 외교부와 경찰 인력으로 구성된 대응팀은 인근 국가에서 사우디로 이동하는 한국인의 귀국을 지원하고 있다.
또 이란 탈출 경로인 투르크메니스탄, 이스라엘 탈출 경로인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와 오만 무스카트 등에도 신속대응팀을 배치해 재외국민 귀국 지원 체계를 가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