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말리온 효과, 간절한 기대가 현실을 바꾼다

산골 마을의 가난한 집에서 자란 한 아이가 있었다. 늘 배가 고팠던 아이는 하루 대부분을 울며 보냈고, 부모는 울음을 멎게 하겠다며 매를 드는 일이 잦았다. 어느 날, 우는 아이를 꾸짖는 장면을 지나던 스님이 걸음을 멈췄다. 스님은 집 안으로 들어가 매를 맞고 있던 아이에게 느닷없이 큰절을 올렸다.

뜻밖의 행동에 놀란 부모가 이유를 묻자 스님은 “이 아이는 훗날 정승이 될 사람”이라고 짧게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그 말 이후 부모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매 대신 공을 들여 아이를 키웠고, 아이는 마침내 실제로 조선의 영의정 자리에까지 올랐다.

부모는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스님을 찾아 나섰고, 어렵사리 다시 만난 자리에서 “어떻게 그 미래를 알고 있었느냐”고 물었다. 노승은 차를 권하며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세상의 이치는 하나”라고 답했다.
노승은 “사람이든 사물이든 귀하게 보면 귀한 것이 되고, 하찮게 보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대가 태도를 바꾸고, 태도가 결국 결과를 바꾼다는 의미였다.

이 오래된 일화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떠올리게 한다. 간절한 기대가 행동을 이끌고, 그 행동이 현실을 바꾸는 현상이다. 그리스 신화 속 조각가 피그말리온은 이상적인 여인을 상아로 조각한 뒤, 그 조각상에 마음을 빼앗겨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조각 같은 여인을 달라”고 기도한 그는, 집으로 돌아온 순간 조각상이 생명을 얻은 것을 목격한다. 간절한 마음이 현실을 바꾼 상징적 이야기다.

하버드대 심리학자 로버트 로젠탈 교수는 이러한 현상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교사가 어떤 학생에게 ‘성적이 오를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를 가지면, 학생의 성과가 실제로 향상되는 경향을 보였다. 타인의 긍정적 믿음이 당사자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자기충족적 예언’의 대표적 사례다.

삶은 때때로 좌절과 상처를 주지만, 그 경험이 미래를 규정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어떤 존재로 여기고, 어떤 기대를 품느냐이다. 견월망지처럼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면 주변의 잡음이나 작은 장애물에 얽매일 필요도 없다.

사람이 귀해지는 이유는 누가 귀하게 대해주었기 때문이며, 목표가 현실이 되는 이유는 간절한 믿음이 행동을 이끌기 때문이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결국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믿고 있으며, 무엇을 귀하게 여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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