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한 민족의 정신이자, 교육의 뿌리이다. 그 언어 속에는 그 민족이 걸어온 역사, 삶의 방식, 그리고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 있다. 우리에게는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에서 태어난 세계적인 문자, 한글이 있다. 한글은 과학성과 예술성을 함께 지닌 문자로서, 창제 원리와 체계, 조형미 면에서 세계 언어학계의 찬사를 받아왔다. 자음과 모음의 원리가 논리적이며, 음성 구조와 시각적 아름다움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언어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는 그 귀중한 가치를 얼마나 실감하며, 또 얼마나 세계 속에서 널리 알리고 있을까.
세계 곳곳에는 730만 명이 넘는 재외동포가 살아간다. 그들에게 한글은 단지 문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한글은 그들의 정체성을 이어주는 끈이며, 모국과 마음을 잇는 다리이다. 그들이 모국어로 자신의 이름을 쓰고, 조국의 노래를 따라 부를 때, 그것이 바로 한글이 지켜내는 ‘뿌리의 교육’이다. 이러한 역할의 중심에는 바로 한글학교가 있다. 한글학교는 단순한 언어교육기관이 아니다. 그곳은 한글을 배우는 동시에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고, 한국인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배우는 한글문화의 학교이다. 한글학교는 이제 언어교육을 넘어, 세계 속의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복합 문화공간이 되어야 한다. 한글서예, 캘리그래피, 전통 동요, 놀이, 역사교육이 함께 어우러질 때, 한글학교는 한글을 매개로 한 문화외교의 전진기지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적 관심과 체계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한글학교 교재의 표준화와 디지털화, 교사 양성 시스템의 전문화, 그리고 AI 기반 학습 플랫폼의 구축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또한 지역사회와 연계한 한글문화 축제, 한글날 기념행사, 한글창작 공모전 등을 통해 현지 사회와 함께하는 열린 교육이 이루어질 때, 한글은 자연스럽게 세계 속으로 확산될 수 있다. 한글은 교육 그 자체이기도 하다. 한글을 배우는 과정은 단지 문자를 익히는 일이 아니라, 사고의 틀을 세우는 일이다. 글자를 통해 생각하고, 생각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세상을 향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한글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이며, 참된 민족교육의 시작이다. 오늘날 K-문화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시대에, 한글은 그 모든 문화의 근원이자 뿌리이다. K-팝, K-드라마, K-푸드가 세계인의 일상으로 스며든 지금, 그 문화의 언어인 한글이 세계의 중심에 설 때 비로소 대한민국의 문화는 완성된다. 따라서 한글 교육은 더 이상 재외동포만의 교육이 아니라, 지구촌 모두가 함께 배우고 나눌 세계시민교육의 한 축이 되어야 한다.
한글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 언어이다. 그리고 동시에 인류가 함께 써야 할 언어이기도 하다. 한글의 정신은 소통과 평등, 나아가 인간 존엄의 가치에 닿아 있다. 그 정신을 교육을 통해 지켜내고, 세계 속에 확산시켜 나가는 일.그것이 바로 우리가 오늘 한글을 가르치고 배우는 이유이다. 한글학교의 교실에서 시작된 작은 목소리가 머지않아 세계의 거리에서 울려 퍼지기를 바란다. 그날, 한글은 더 이상 한국인의 문자에 머물지 않고, 인류의 언어로 빛날 것이다. 한글이 세계의 중심언어로 서는 길,그 출발점은 바로 교육이다.

한글은 더 이상 과거 세종대왕의 글자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언어이며, 내일의 세계가 함께 써야 할 언어이다. 생활 속에서 한글을 바르게 쓰고, 아름답게 표현하며, 그 가치를 자랑스럽게 여길 때 세계의 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다. 한글은 기록의 도구이자, 생각의 창이며, 마음을 전하는 다리이다. 그 다리를 건너며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세상을 이어간다. 세종대왕의 뜻이 그랬듯, 한글의 궁극적 목적은 소통과 평등이다. 그 정신이야말로 인류가 함께 나누어야 할 보편적 가치이다. 이제 우리는 한글을 우리만의 유산이 아니라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국경을 넘어, 세대와 문화를 넘어, 한글이 세계 속에서 소통과 창조의 언어로 살아 숨 쉬는 그날.그때 비로소 한글은 ‘세계의 중심언어’로 우뚝 설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