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 치킨집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시민들과 함께 어울리는 이색적인 ‘깐부회동’이 열렸다. 폐쇄된 공간 대신 일반 손님과 섞인 개방적 자리에서 이들은 치킨과 ‘소맥’을 함께 나누며 웃음이 끊이지 않는 시간을 보냈다.
황 CEO는 도착하자마자 두 회장에게 위스키와 자사 AI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 등을 선물했다. 대화 중 근처 테이블의 어린이에게 다가가 “리틀 보이, 심심하지 않니?”라고 먼저 말을 건네며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재용 회장이 “내가 누군지 아니?”라 묻자, 정 회장은 “아빠 차 만드는 아저씨야”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정 회장은 이어 “이재용 회장이 한국에서 아주 인기가 많다”며 황 CEO에게 농담을 건넸다. 이 회장은 시민들의 ‘셀카’ 요청에 흔쾌히 응하며 직접 구도를 잡기도 했지만, 한 손님의 휴대폰이 아이폰인 것을 보고 “갤럭시를 가져오셔야죠”라고 웃으며 거절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러브샷’이었다. 정 회장이 “제가 러브샷을 제안드립니다”라고 일어나자 황 CEO와 이 회장이 팔을 걸었고, 세 사람은 건배 후 “맛있다”를 연발했다. 황 CEO는 소맥 제조기를 보며 “토네이도 같다”고 웃은 뒤, “조금 싱겁다”며 직접 소주를 더 붓는 장면도 연출했다.
정 회장은 하이트진로의 맥주와 소주를 섞은 ‘테슬라’ 폭탄주를 언급하며 “가장 맛있다고 하더라”고 맞받아쳤다. 황 CEO는 양념치킨을 맛본 뒤 “너무 맛있다”며 주변 테이블 손님들에게 나눠주는 등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날 식사비 약 200만원은 이 회장이 결제했고, 인근에서 열린 2차 자리의 비용은 정 회장이 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는 딸 메디슨 젠슨과 함께 방한 중으로, 세 사람은 가족 이야기도 잠시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PEC CEO 서밋 의장 일정으로 경주에 머물러 회동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회동을 지켜본 한 시민은 “이재용·정의선 회장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볼 줄은 몰랐다”며 “치킨집이 순식간에 축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