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절T세포 발견 30년 만에…면역관용 연구, 노벨 생리의학상 영예

2025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인체 면역체계가 자기 자신을 공격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말초 면역 관용(peripheral tolerance)’의 원리를 규명한 공로로 세 명의 연구자에게 돌아갔다.
일본 오사카대학의 사카구치 시몬(坂口志文) 교수는 1995년 조절T세포(regulatory T cell, Treg)를 처음 발견해 면역관용 연구의 새 지평을 열었다.

T세포는 외부 침입자를 공격하는 세포독성T세포(CD8+)와 면역 반응을 조율하는 조력T세포(CD4+)로 나뉜다. 조력T세포는 Th1, Th2, Th17, Tfh, 그리고 조절T세포 등 다섯 하위 집단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조절T세포는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거나 자기 조직을 공격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T세포는 골수에서 생성된 뒤 흉선(가슴샘)에서 ‘자기’와 ‘비자기’를 구분하는 교육을 받는다. 흉선 교육을 통과하지 못한 세포는 제거된다. 이를 ‘중앙 면역 관용(central tolerance)’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일부는 흉선 검문을 빠져나와 말초 조직에서 자가면역 반응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이때 2차 방어선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조절T세포를 중심으로 한 ‘말초 면역 관용’이다.

사카구치 교수는 30년 전 조절T세포의 존재를 규명했고, 이후 이 세포가 자가면역질환 예방의 핵심임을 밝혀냈다. 이번 수상에는 조절T세포 기능을 조절하는 FOXP3 유전자의 중요성을 밝힌 미국의 메리 브런코(Mary Brunkow)와 프레드 램셀(Fred Ramsdell)도 공동으로 이름을 올렸다. 두 연구자는 FOXP3 유전자 변이가 조절T세포 기능을 망가뜨려 전신성 홍반 루푸스,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노벨위원회는 “사카구치 교수의 발견은 면역체계가 자기 조직을 공격하지 않는 원리를 규명했으며, 브런코와 램셀의 연구는 그 분자적 조절 기전을 명확히 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수상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와 면역치료제 개발의 길을 연 기초과학의 성과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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