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한국학교부설토요학교, 2025학년도 후반기 개강

민족의 뿌리를 이어가는 희망의 터전

긴 여름방학을 마치고, 일본 도쿄에 자리한 동경한국학교부설토요학교가 2025학년도 후반기 개강의 힘찬 첫발을 내디뎠다. 1993년 개설되어 올해로 3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이 학교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한글학교로 재일동포 사회의 민족교육을 대표하는 자랑스러운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개교 당시에는 10여 명의 작은 규모로 출발했지만, 학교 구성원들의 헌신과 노력 덕분에 한글을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모여들어 이제는 유치반, 초등반, 중등반, 성인반 그리고 전통 사물놀이반까지 포함하여 무려 700여 명의 학생들이 함께 배우는 대규모 한글학교로 성장했다. 단순히 언어만 가르치는 공간이 아니라,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배우고 체험하는 살아있는 교실로, 일본 내 200여 개 한글학교의 거점학교 역할을 든든히 해내고 있다.

후반기 첫날, 교실마다 아이들의 환한 웃음과 반가운 인사가 가득했다. 긴 방학 동안 못 보던 친구들을 다시 만난 학생들은 서로의 방학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고, 열심히 해결한 여름방학 숙제를 선생님께 제출하며 다시 학업의 리듬을 되찾았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며 “한글을 배우는 일은 곧 뿌리를 지키는 일”이라는 마음을 되새기게 했다. 동경한국학교부설토요학교가 특별한 이유는 정규학교인 동경한국학교의 부설 형태로 운영되어 현직 교사들이 직접 지도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교육의 체계성과 전문성이 보장되며, 단순한 주말 수업을 넘어 정규 교육에 버금가는 내실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입학식과 졸업식, 운동회, 민속의 날, 한글캠프 등 다양한 행사도 정규학교와 똑같이 진행되어 학생들에게 모교에 다니는 듯한 소속감과 자부심을 심어준다. 무엇보다 이 학교는 한글 지도를 넘어선 민족교육의 장이다. 한글 지도뿐 아니라 한국의 역사, 전통, 문화, 예술을 함께 배우며 일본 속에서 살아가는 재일동포 학생들에게 정체성을 심어주고 있다. 특히 사물놀이반 활동은 아이들이 한국의 장단과 흥을 온몸으로 느끼며 민족적 자긍심을 키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되고 있다.

100년의 역사를 맞이하고 있는 재일동포 사회는 앞으로의 100년을 준비하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과제는 차세대 육성이다. 민단을 비롯한 여러 동포 단체들이 이 사명을 안고 노력하는 가운데 한글학교는 그 최전선에서 민족의 뿌리를 지켜내고 있다. 한글학교가 없다면 동포 사회는 그 뿌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동경한국학교부설토요학교의 후반기 개강은 단순한 학기의 시작이 아니라 재일동포 사회의 희망을 잇는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 학교에서 배우는 학생들은 단지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용기를 얻는다. 한글을 읽고 쓰며 한국의 역사를 배우는 시간 속에서 “나는 한국인의 피를 이어받은 동포”라는 자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자각은 언젠가 일본과 한국을 잇는 다리가 되고, 더 나아가 세계를 향한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는 토대가 될 것이다.

100년의 발자취를 딛고 새로운 100년을 내다보는 재일동포 사회의 중심에는 언제나 한글학교가 있을 것이다. 한글학교야말로 재일 동포 사회를 유지·발전시키는 원천이자 민족의 등불이다. 동경한국학교부설토요학교의 후반기 개강은 그래서 더욱 뜻깊다. 교실마다 울려 퍼진 아이들의 “선생님, 안녕하세요!”라는 반가운 목소리 속에는 민족의 뿌리를 지키겠다는 소중한 약속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앞으로의 100년을 향해, 한글학교가 여전히 희망의 터전이 될 것임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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