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시장, 600년 전통의 심장부에서 다시 뛰는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 숭례문 곁에 자리 잡은 남대문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조선 태종 시대 육의전에서 기원한 이 시장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대의 재래시장이자, 서울 상권의 심장부다.

지난 수년간 코로나19 여파와 온라인 소비 확산, 고령화 등으로 위기를 겪었던 남대문시장은 최근 들어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상인들의 디지털 전환 노력에 힘입어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남대문시장 방문 외국인 수는 작년 동기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일본, 중국, 동남아 관광객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늘면서 화장품, 의류, 액세서리, 잡화 상점들이 다시 북적이기 시작했다. 시장 한복판에서 만난 한 의류상인은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이런 활기는 처음”이라며 “최근에는 인플루언서들이 시장을 배경으로 콘텐츠를 찍으면서 젊은 층 유입도 늘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남대문시장에 ‘스마트 관광 특구’ 지정 검토에 착수했고, 시장 측도 ‘다국어 안내 키오스크’, ‘모바일 결제 통합 시스템’ 등 디지털 전환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70대 이상 고령 상인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서울디지털재단은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다.

남대문시장은 단순한 상업공간을 넘어 문화와 역사, 사람과 삶이 만나는 도시의 풍경이다. 아동복 골목, 잡화 골목, 수입식품 골목, 혼수거리 상가 등 수백 개의 점포가 빼곡히 들어선 이곳은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상권이다.

그러나 여전히 구조적 과제도 존재한다. 열악한 주차, 노후화된 시설, 상인 간 경쟁 심화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단계적인 재정비 사업을 추진 중이며, 문화재청과 협의하여 역사성과 생동감을 살린 복합형 관광시장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이다.

600년 상업의 맥을 이은 남대문시장은 오늘도 새벽 4시에 불을 밝힌다. 이른 새벽 남대문에서 시작된 작은 거래가, 대한민국 경제의 가장 원초적인 맥박을 다시 뛰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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