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China’s Gilded Age’ 요약 및 서평

China’s Gilded Age는 부패와 경제성장 사이의 미묘한 상관관계를 짚어낸 문제작이다. 역자의 해석에 따르면 이 책은 “부패는 단순하지 않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부패의 유형과 그것이 각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저자는 부패를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하나는 공무원의 ‘삥뜯기’ 형태의 부패로, 말단 공무원들이 각종 인허가나 행정 처리 대가로 뇌물을 요구하는 구조다. 이런 부패는 저개발 국가에서 흔히 발견되며, 행정 효율성과 경제 순환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는다.

반면 ‘인허가료’ 성격의 부패는 기업과 관료가 유착하여 특정 기업에 특혜를 몰아주는 형태다. 이는 관료가 자원 배분의 조율자 역할을 하면서 경제 성장을 유도하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이 같은 형태의 부패가 중국, 그리고 과거 한국에서 일정 부분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되었다고 분석한다. 한국이 과거 ‘주식회사 한국’으로 불렸듯, 중국도 ‘주식회사 중국’으로 불릴 만큼 관과 민의 유착이 체계화된 구조라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 광대한 영토와 분권적 구조 속에서 지방정부 간 경쟁이 치열하다. 기업을 유치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 지방 관료들이 기업과 적극적으로 딜을 맺는 구조는 일종의 ‘성장형 부패’를 가능케 한다. 하지만 이는 거품, 과잉 투자, 특정 기업 몰아주기 같은 부작용도 낳는다.

저자는 시진핑 체제 하에서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강해지며, 이 같은 ‘선순환’ 모델이 흔들리고 있다고 본다. 과거 보시라이 사례처럼, 성과를 내도 중앙의 ‘정치적 숙청’ 앞에선 무력해질 수 있기에, 지방 지도자들은 이제 성과보다 생존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책 제목 Gilded Age는 19세기 말 미국의 ‘도금시대’를 빗댄 것으로, 부패와 성장의 병존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를 암시한다. 저자는 미국의 로비 문화와 비교하며, 중국의 부패가 결코 예외적인 현상이 아님을 강조한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부패는 무조건 나쁘다’는 도식적 접근을 넘어, 각국의 제도와 정치 구조 안에서 부패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경제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를 미시적으로 파고든다. 독재 체제 하의 정실 자본주의, 민주주의 국가의 제도화된 로비, 그 사이 어딘가에 놓인 한국의 과거까지,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사회과학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책이다. 저자는 특정 이념에 기울지 않고, 다양한 국가 사례를 통해 차분히 사실을 직조하며 복잡한 현실을 드러낸다. ‘부패 없는 성장’이라는 구호가 과연 얼마나 현실적인지를 묻는 날카로운 문제제기다.

저자: Yuen Yuen 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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