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비행기에서 만난 ‘대도시의 사랑법’, 다양성을 말하다
홍콩에서 도쿄로 돌아오는 캐세이 퍼시픽 항공 비행기 안에서 우연히 한 편의 한국 영화를 보게 되었다. 제목은 〈대도시의 사랑법〉. 지난해 개봉했고,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라고 했다. 관객 수가 80만 명 정도라고 하는데, 솔직히 나는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전혀 몰랐다. 그저 돌아오는 길에 ‘한국어로 된 영화 중 안 본 것’을 골랐을 뿐이다. 기내 스크린으로 접한 이…
홍콩에서 도쿄로 돌아오는 캐세이 퍼시픽 항공 비행기 안에서 우연히 한 편의 한국 영화를 보게 되었다. 제목은 〈대도시의 사랑법〉. 지난해 개봉했고,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라고 했다. 관객 수가 80만 명 정도라고 하는데, 솔직히 나는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전혀 몰랐다. 그저 돌아오는 길에 ‘한국어로 된 영화 중 안 본 것’을 골랐을 뿐이다. 기내 스크린으로 접한 이…
긴 학기를 마치고 ‘힐링’이란 이름 아래 홍콩을 찾았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의 재회가 가장 큰 목적이었는데, 일정을 잡고 보니 세계적인 현대미술 축제인 ‘아트바젤 홍콩 2025’가 마침 같은 시기에 열리고 있었다. 미술에 문외한인 내가 예술계 거장들과 유력 컬렉터들로 북적이는 행사에 발을 디뎌볼 줄은 꿈에도 몰랐다. 홍콩컨벤션 앤 엑시비션센터(HKCEC)에서 열린 올해 아트바젤 홍콩 2025 는 42개국에서 온 240여…
어설픈 엄빠들_20년 만의 해후 평소 후배 교사들에게 <자신의 약점이나 단점을 인정하는 것도 용기다. 자신의 약점과 단점을 인정할 때 거기서부터 약점과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라고 말해 온 나로서 교사 2년 차에 교육청 장학사 및 장학관들까지 참관하는 오픈 연구수업에서 서울시 최우수 연구수업으로 선정되면서 우수 연구수업 교재를 집필하거나 각종 언론 인터뷰, 그리고 EBS 감수 교사 등 일련의…
8년 전, 일본에서 처음 맞닥뜨린 초등학교 입학식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참석했던 그 자리에서, ‘의례적인 행사’로만 여겼던 입학식이 의외의 문화적 충격이었다. 특히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울려 퍼지고 참가자들 모두가 같이 부를 때, 가사는 물론 분위기조차 몰랐던 나는 갑자기 벽에 둘러쌓여 홀로 남은 ‘이방인’이 된 느낌이었다. 도쿄의 도심 지역은 학교 규모가 협소해 참석…
진로진학상담 5 – 자기주도적 학습 상담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을 중심으로) –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진로진학상담 시리즈의 마지막 순서다. 자신에게 맞는 직업 유형과 자신의 성격 및 적성에 맞는 직업 탐색에 이어 꿈을 이루기 위해 학교생활을 어떻게 해야 희망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이번 호의 주제는 학생의 본분인 성적 관련 자기주도적학습 방법이다. 신이 인간에게 내린…
우리 주변에는 ‘항상 몇 분씩’ 지각을 일삼는 이들이 있다. 흔히 이들을 두고 “게으르고 무계획적이어서 지각하는 것”이라고 단정 지어버리기 쉽다. 그러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꼭 그들이 ‘게으르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한 번에 더 많은 일을 해내려다’ 자신도 모르게 약속 시각을 넘겨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컨대 약속까지 30분이 남았다고 치자. 이들은 “미리 가서 멍하니 기다릴…
아일랜드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가 18세기에 쓴 <걸리버 여행기>는 동해를 ‘Sea of Corea’로 표기한 삽화가 있어 더없이 반갑고 고마운 소설이다. <걸리버 여행기>에는 소인국 릴리풋, 블레프스큐, 거인국 브롭딩낵, 하늘을 나는 섬 라퓨타, 말의 나라 후이넘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소설은 소인국 ‘릴리풋(Lilliput)’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소인국의 구파 트라멕산 정당 사람들이 높은 구두 굽을 신자 신파 슬라멕 산 사람들은 낮은…
요즘 우울증이 심각하다는 말을 흔히 듣는다. SNS에는 남들의 “잘사는 모습”이 넘쳐나고, 입시와 취업은 ‘과도한 경쟁’으로 가득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우울감과 절망감, 게다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도 점점 늘어 가는 통계를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다만 이런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우리가 꼭 짚고 넘어갈 사실이 있다. 바로 “왜 사느냐”는 질문에 굳이 대단한 이유가…
요즘 세상은 그야말로 ‘AI 열풍’이라 할 정도로 인공지능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 새로운 제작 기법으로 만들어진 음악과 영상 콘텐츠도 곳곳에서 범람한다. 클릭 몇 번이면 AI가 자동으로 편집한 쇼츠 영상이나 노래를 만들 수 있고, 심지어 필자가 느끼기엔 사람보다 더 정확한 음정과 박자로 곡을 구현해낼 수도 있게 됐다. 그러나 이처럼 ‘완벽함’에 가까운 인공의 음악을 듣고도 마음 깊은…
지하철역 앞에서 서로 마주 서서 아무 말 없이 서 있는 젊은 커플을 가끔 볼 수 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소해 보이는 갈등 같아도, 속을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복잡한 심리가 뒤엉켜 있다. 흔히 남녀가 부딪히는 이유를 ‘누가 잘못했느냐’로 단정 짓기 쉽다. 하지만 실제 문제는 그보다 미묘한 지점에 놓여 있다. 예를 들어, 남성은 이성적·분석적 사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