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임 교원이 되어 깨달은 ‘상담’의 가치
전임 교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 무엇보다 절실하게 느낀 점이 있다. 바로 학생 상담이다. 강의 준비와 연구도 중요하지만, 학생 한 명 한 명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성장을 돕는 과정이 교수나 교사의 존재 이유임을 새삼 깨달았다. 특히 문제 행동을 보이거나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생일수록 상담의 무게는 더욱 크다. 사범대 학생들을 단순히 ‘지도 대상’이 아닌 잠재력을 품은 예비…
전임 교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 무엇보다 절실하게 느낀 점이 있다. 바로 학생 상담이다. 강의 준비와 연구도 중요하지만, 학생 한 명 한 명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성장을 돕는 과정이 교수나 교사의 존재 이유임을 새삼 깨달았다. 특히 문제 행동을 보이거나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생일수록 상담의 무게는 더욱 크다. 사범대 학생들을 단순히 ‘지도 대상’이 아닌 잠재력을 품은 예비…
나고야를 중심으로 일본 중부지역 한국어 교육자들을 위한 『2025 나고야・중부지역 한국어교원 연수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이번 연수회에서는 국립국어원 홍혜진 학예연구관의 어문 규범 특강과 후쿠오카대학 주현주 교수의 대조언어학 기반 발음 교수법 강의가 진행됐다. 참석한 교원들은 진지한 모습으로 강의를 경청하며 교육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수법을 배웠다. 김미숙 교수의 사회로 열린 토론 집담회에서는 각 조별로 나눠 활발한 토론과…
새 학기가 시작되는 날,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이 곧 교사의 운명을 가른다. 교실을 채우는 공기에는 기대로 뒤섞인 미묘한 긴장감이 떠돌고, 학생들의 시선은 “이 사람이 우리를 이끌 리더인가”를 가늠하듯 교사를 스캔한다. 여기서 흔들리면 주도권은 삽시간에 학생들에게 넘어가고, 이후의 모든 수업은 정당한 평가를 받기 어려워진다. 특히 체격·문화·언어 측면에서 약점으로 보일 요소가 있는 교사라면 첫인상의 무게는 더욱…
– 최성보를 아시나요? – 해외 관광지에서도 익숙한 한국인의 상징어인 <빨리빨리>는 식당에서만 사용되는 언어가 아니다. 동영상도 길면 보지 않고, 소설도 길면 요약본만 보려 하고, 전질 같은 장편 소설은 학생들의 손에서 멀어진 지 오래다. 그러다 보니 읽을거리는 물론 일상생활 용어에서도 엘베, 아아, 최애, 불금, 갑분싸 등 약어를 모르면 대화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약어(줄임말) 천지다. 물론, 이런 약어는…
최근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는 조카가 일본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나는 미국 대학생들이 AI를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학생들이 에세이나 프로젝트 작업, 스터디 가이드 작성 등에 AI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수들 역시 이를 금지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활용하도록 격려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물론 온라인 시험을 치를 때에는 눈동자를 추적하거나 다른 탭을 열면 시험…
최근 일본의 전철 안에서 “치한 박멸 캠페인에 적극 협력해 달라”는 안내방송을 듣고 새삼 놀랐다. 평소라면 “신체를 접촉하거나 불쾌한 행동을 삼가 달라”는 식의 간접적인 표현이 주를 이뤘지만, 이번에는 ‘치한’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순간 ‘과연 치한 문제가 그토록 심각한가? 왜 갑자기 이렇게 캠페인까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일본 각 도도부현에서는 ‘공공질서 및 선량한 풍속 유지에 관한 조례(일명: 민폐방지조례)’를…
요즘 도쿄를 걸어보면, 외국인 방문객의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음을 체감할 수 있다. 관광객뿐 아니라, 도쿄에서 일하거나 공부하는 외국인의 수도 늘고 있다. 그만큼 외국인을 상대하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역할이 중요해졌지만, 그 현장에서 종종 무례하거나 불쾌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외국인에게 반말을 사용하는 직원들”이다. 이는 단순한 말투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 사회에서, 특히 고객 서비스에 있어서…
일본은 만 75세 이상을 ‘후기 고령자’로 분류해, 이들에게 전체 진료비의 대부분을 국가가 지원한다. 환자는 10% 정도의 부담만 지면 되므로, 무릎이든 허리든 불편한 곳이 생기면 주저 없이 병원을 찾는다. 그 결과, 병원 문전성시가 일상처럼 굳어졌고, 정형외과 재활치료에도 많은 어르신들이 몰린다. 요즘 같은 고령화 시대에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는 분명 국민 건강 증진에 큰 기여를 한다. 다만,…
얼마 전, 한국학교의 행사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평소에 내 아이들은 일본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한국학교—특히 행사 분위기—를 직접 경험할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실제로 가보니, 일본 학교와 비교해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 신선한 “문화 충격”을 느꼈다. 일본 학교의 경우, 졸업식이나 입학식, 운동회 등 각종 공식 행사가 열릴 때마다 상당히 질서 정연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예를 들어 사진…
– 재외동포법의 의의를 중심으로 – 지난 호에서는 재외동포법의 배경이 되는 초기 이민사를 살펴보았다. 반중 정서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재외동포법을 알아야 하고, 재외동포법을 알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초기 이민사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호에서 살펴본 초기 이민사의 핵심 지역인 하와이, 연해주, 그리고 만주는 단순한 이민사의 문제가 아니라 조국의 독립운동에 절대적인 기여를 한 지역이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고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