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위크 연휴 중 신주쿠 교엔을 방문했다. 신주쿠 교엔은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도시공원으로 에도 시대의 다이묘 정원을 기원으로 하여 1906년에 황실 정원으로 재탄생한 일본식 영국식 프랑스식 정원이 조화된 도쿄의 대표적 관광지이자 휴식처이다. 이곳에는 이러한 절경을 배경 삼아 ‘인스타그램 명소’로 떠오른 스타벅스가 있다. 그런데 그 매장에 30분 이상 줄을 서 기다려 커피 한 잔을 들고 사진을 찍으려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이 왠지 낯설고도 씁쓸하게 느껴졌다.
물론 여행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진짜 여행의 묘미는 ‘사진에 담기는 모습’보다 그 장소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공기, 소리, 풍경, 현지인들의 일상과 같은 순간들을 고스란히 경험하는 데 있지 않을까. 굳이 길게 줄을 서서 완벽한 ‘인증샷’을 얻으려 애쓰는 모습은, 여행을 즐긴다기보다 SNS에 올릴 한 장의 사진을 위해 시간을 쏟는 듯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이런 ‘SNS용 사진’이 개인의 만족을 넘어, 서로 비교하는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온라인에 올라오는 사진들은 대부분 누군가의 ‘최고의 순간’을 담는다. 이를 보면서 ‘나는 왜 저렇게 못하지?’, ‘왜 나만 빼놓고 좋은 데 다녀왔지?’라는 소외감에 빠지거나, 스스로를 초라하게 여기게 된다. 다른 사람의 ‘화려한 몇 초’를 보고 자신의 ‘평범한 일상’을 저평가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비교 심리가 반복되면 우울감과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 SNS는 유익한 정보와 연결의 장이 되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남의 삶과 내 삶’을 견줘 보는 특성 탓에 우리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줄 위험도 크다. 무엇보다 여행이 자기만의 쉼과 즐거움을 찾아가는 시간이 아니라, ‘보여주기식 기록’을 위한 무대로 전락하는 일이 안타깝다.
여행지에서 오랜 시간 줄 서며 인증샷을 남기는 대신, 잠깐의 여유를 즐기거나 아름다운 공원을 느끼며 가벼운 낮잠을 자도 좋다. 때로는 현지 사람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뜻밖의 재미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카메라에 담지 못하더라도, 머릿속과 마음속에 각인되는 순간이 더 오래 기억에 남기도 한다.
소셜 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진정한 여행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좋아요’ 숫자보다는 ‘지금 이 순간 내가 느끼는 즐거움’을 우선시할 때, 여행은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다. 우리의 여행이 더 이상 SNS 속 ‘인증’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온전히 나 자신에게 의미 있고 소중한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
송원서 (Ph.D.)
슈메이대학교 전임강사 / NKNGO Forum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