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에 있는 첨성대는 현존하는 동아시아 최고(最古) 수준의 천문 관련 석조 건축물로 평가받는다. 약 14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원형을 유지하며 신라의 과학기술과 건축기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다.
첨성대는 신라 선덕여왕 재위 시기인 7세기 전반에 축조된 것으로 전해진다. 높이는 약 9.17m이며 화강암을 원통형으로 정교하게 쌓아 올린 독특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당시 신라는 천문 관측을 국가 운영의 중요한 요소로 여겼으며, 별과 태양, 달의 움직임을 통해 농사 시기와 국가의 길흉을 판단했다.
첨성대의 구조에는 다양한 과학적 상징이 담겨 있다는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몸체를 이루는 석재와 층수는 365일, 12개월, 24절기 등 당시의 천문·역법 체계와 연관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널리 알려져 있다. 다만 이러한 숫자의 의미와 설계 의도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건축공학적으로도 첨성대는 뛰어난 안정성을 갖춘 구조물이다. 아래는 넓고 위는 좁아지는 병 모양의 형태를 채택해 무게를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며, 별도의 접착제 없이 돌을 정교하게 맞물려 쌓는 방식으로 수세기 동안 지진과 풍화를 견뎌왔다.
과학사 연구에서는 첨성대를 단순한 천문관측 시설만으로 볼 것인지, 천문 의례와 왕권을 상징하는 복합 공간으로 이해할 것인지를 두고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천문관측 기능과 함께 종교적·상징적 의미를 함께 지닌 시설이었다는 해석도 제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첨성대의 가장 큰 가치를 “과학과 문화가 결합된 고대 기술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찾는다. 천문학이 농업과 국가 행정, 왕권 운영에 직결됐던 시대적 배경 속에서 첨성대는 신라의 높은 과학 수준과 정교한 건축기술을 보여주는 상징적 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