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피고 지는 원추리…어머니의 기다림을 닮은 꽃

원추리는 예로부터 어머니의 사랑과 기다림을 상징하는 꽃으로 전해진다. 원추리의 한자 이름인 훤초(萱草)에서 ‘훤(萱)’은 어머니를 뜻하는 상징으로 사용됐으며, 세월이 흐르면서 훤초가 원추리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옛사람들은 집을 떠난 자식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담아 마당에 원추리를 심었다. 기다림 끝에 피어난 꽃은 단 하루만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시들어 버린다. 오랜 시간을 견뎌 피어난 꽃이 하루 만에 생을 마감하는 모습은 자식을 그리워하는 어머니의 애틋한 심정을 떠올리게 한다.

원추리 꽃을 자세히 살펴보면 활짝 핀 꽃 옆에는 이미 오그라든 꽃과 곧 피어날 꽃봉오리가 함께 자리하고 있다. 어떤 꽃은 꽃송이째 땅으로 떨어지고, 어떤 꽃은 꽃잎이 하나씩 흩어진다. 그러나 원추리는 꽃잎을 접은 채 그대로 마르는 경우가 많아 떠나지 못하는 미련을 품은 듯한 인상을 남긴다.

이 때문에 원추리는 단순히 아름다운 관상용 식물이 아니라 기다림과 희망, 그리고 이별이 공존하는 꽃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매일 새롭게 피어나는 꽃을 반기면서도 바로 옆에서 시들어 가는 꽃을 바라보고, 다시 피어날 꽃봉오리를 기다리는 풍경은 마치 자식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하루를 닮아 있다.

영어권에서는 원추리를 ‘데이릴리(Daylily)’라고 부른다. 이름 그대로 ‘하루 동안 피는 백합’이라는 의미다. 학명인 ‘헤메로칼리스(Hemerocallis)’ 역시 그리스어 ‘하루(hemera)’와 ‘아름다움(kallos)’이 합쳐진 말로 ‘하루의 아름다움’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다만 이름에 ‘백합(lily)’이 들어가지만, 원추리는 식물학적으로 진정한 백합인 백합속(Lilium)과는 다른 식물이다. 현재는 아스포델과(Asphodelaceae) 원추리속(Hemerocallis)에 속하는 별개의 식물로 분류된다.

짧은 생애를 반복하면서도 매일 새로운 꽃을 피워내는 원추리. 그래서 이 꽃은 덧없는 아름다움과 함께 변함없이 이어지는 모성애와 희망을 상징하는 꽃으로 오늘날까지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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