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만세운동 ‘운명의 일주일’ 조명


“역사는 멀리서 보면 장엄한 서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수많은 에피소드의 집합일 뿐이다.”

6·10만세운동 관련 경찰·검사국·법원 신문 기록을 분석해온 연구자가 당시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 기록 속에서 드러나는 혼란과 긴장, 그리고 고문의 흔적을 통해 운동의 실체를 새롭게 조명하겠다고 밝혔다.


연구자는 최근 공개된 6·10만세운동 관련 신문조서를 중심으로 오는 27일 서울 세종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강연 ‘6·10만세운동, 준비와 전개과정’에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들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활용된 자료들은 오랫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데다 일본어 초서체로 작성돼 있어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판독이 쉽지 않았던 기록들이다. 연구자는 이 자료들을 직접 읽고 분석하며 새롭게 확인된 사실들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당시 체포된 인물들이 동지들을 보호하기 위해 허위 진술을 하거나, 경찰·검사국·법원에서 서로 다른 내용을 진술한 사례들이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같은 인물이 조사 단계마다 말을 바꾸는 경우도 많았으며, 경찰 조사 당일 작성된 3차례의 신문 기록이 남아 있는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연구자는 “계속해서 ‘모른다’고 진술할 때마다 고문이 가해졌고, 그 과정에서 진술이 달라진 흔적들이 기록에 남아 있다”며 “신문 기록을 읽다 보면 체포된 이들이 얼마나 고문을 견디며 머리싸움을 벌였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아직 규명되지 않은 부분이 적지 않다고 했다. 대표적으로 6·10만세운동을 위해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5만 장의 비라가 어떻게 경찰에 발각됐는지, 또 운동 기획자로 알려진 권오설이 비라 제작 비용 450원을 어디서 조달했는지는 여전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여러 설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번 강연에서는 특히 1926년 6월 4일부터 10일까지 이어진 이른바 ‘운명의 일주일’에 초점을 맞춰 6·10만세운동의 준비와 전개 과정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강연은 27일 오후 2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다. 공개된 사진은 6·10만세운동 기획자로 알려진 권오설의 검찰 진술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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