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영 칼럼 99] jky의 영어이야기

– come vs. g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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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 준비를 마친 엄마가 방에 있는 딸에게 <밥 먹어라!>라고 하니, 딸이 씩씩하게 <예, 가요!>라는 의미로 <Yes, I’m going!>이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

우리가 영어를 처음 배울 때 가장 먼저 기계적으로 외우는 단어 중 하나가 <가다(go)>와 <오다(come)>일 것이다. 그래서 한국어의 <가다>를 그대로 직역하여 <I’m going!>이라고 외치기 쉽다. 하지만 원어민 엄마가 이 말을 듣는다면 밥을 먹으러 식탁으로 오겠다는 뜻보다는, 지금 있는 곳을 떠나 집 밖으로 훌쩍 떠나버리겠다는 뜻으로 들릴 것이다.

이는 come을 <오다, 가다>로 기계적으로 외우기 때문에 야기되는 혼란이다. <오다>와 <가다>는 우리말에서 반대 개념임에도, 영어의 쓰임과 의미 차이를 정확히 모르고 암기하는 경우가 많다. Go와 come 모두 <가다>의 의미로 사용된다면 <가다>의 의미로 사용되는 go와 come은 어떻게 구별할까? <둘 사이가 아닌 제3의 장소>로 이동하면 go, <둘 사이>에 오가는 것은 come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상대방이 이동하여 앞으로 있을 장소로 갈 때도 <너와 나, 우리 둘 사이>가 적용되므로 come을 사용할 수 있다.

이 간단한 원리를 앞선 도입부의 상황에 적용해 보자. 엄마가 있는 식탁으로 딸이 이동하는 것은 <엄마와 딸 즉, 너와 나, 우리 둘 사이>의 이동이다. 그래서

엄마 A가 <Will you come to me?(나에게 좀 올래?)>라고 하면,

딸 B는 <Yes, I’ll come to you.(예, 갈게요.)>라고 해야 한다. <Yes, I’ll go to you.>라고 하면 안 된다. 말로는 엄마(you)에게 간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엉뚱한 곳으로 간다고 하는 언어적 모순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입부의 상황에서 딸은 <Yes, I’m coming!>이라고 해야 한다.

<우리 도서관에 가자>라는 상황을 떠올려 보자. 도서관이라는 목적지에는 말하는 나도, 듣는 너도 없다. 우리 둘 다 없는 완전한 <제3의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므로 이때는 주저 없이 <go>를 사용하여 <Let’s go to the library.>라고 말하면 된다.

그러나 집에 있는 엄마와 학교에 있는 딸이 도서관에서 만나기로 했다면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엄마가 도서관에 가 있는다는 전제하에 딸에게 <도서관으로 올래?>라는 의미로 <Will you come to the library?>라고 말하면, 딸은 <Yes, I will come to the library.>라고 답할 수 있다. 딸에게 엄마는 목적지인 도서관에서 기다리고 있으므로, 이 또한 <너와 나 둘 사이>의 이동이기 때문이다.

Come을 내 쪽으로 다가오는 그림으로 이해한다면, come true는 꿈이나 소원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기에 <실현되다>라는 뜻이 된다. 아울러, 어떤 물건이 내 손안으로 쏙 들어와 유용하게 쓰이는 상황으로 come in handy라고 하면 <쓸모가 있다, 도움이 되다>라는 뜻이다.

반면 go는 <나와 너 사이>라는 우리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제3의 장소>로 멀어지는 그림이기에, 정상적인 상태에서 벗어나거나 부정적인 상황으로 변할 때 자주 쓰인다. 그래서 신선했던 음식이 정상 상태에서 멀어져 상해버렸을 때 go bad(상하다)라고 한다. 시력을 잃거나 파산하는 등 안 좋은 상태로 변할 때 <눈이 멀다>의 의미로 go blind라고 하고, go bankrupt는 <파산하다>가 된다.

그래서 <Easy come, easy go.>라는 표현은, <나와 너> 사이에 쉽게 온 것이 나와 너 사이가 아닌 <제3의 장소>로 가버리는 것이라서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는다>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두 단어의 절묘한 조합이다. 단어의 본질적 의미를 이해하면 위의 속담처럼 영어의 뉘앙스가 훨씬 풍성하고 재미있게 다가올 것이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쉽게 얻은 지식은 쉽게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기초가 튼튼해야 높은 집을 짓는다>라는 속담처럼, 영어 학습은 물론 우리 사회 전반이 기본에 충실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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