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난성 장자제(張家界·장가계)를 여행한다면 빼놓기 어려운 곳 가운데 하나가 장가계대협곡(張家界大峽谷)이다. 수직에 가까운 절벽과 깊게 파인 계곡, 울창한 숲과 맑은 물이 이어지는 이곳은 장가계의 웅장한 산악 풍경과 현대적인 관광시설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명소다.
장가계대협곡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알린 시설은 협곡 위에 설치된 유리다리 ‘윈톈두(雲天渡)’다. 후난성 정부 자료에 따르면 다리 길이는 430m, 폭은 6m이며 협곡 바닥에서 약 300m 높이에 놓여 있다. 바닥 일부가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져 발아래 펼쳐지는 협곡을 그대로 내려다볼 수 있다.
다리에 올라서면 풍경보다 높이가 먼저 몸으로 느껴진다. 투명한 바닥 아래로 절벽과 숲이 아득하게 내려다보인다. 고개를 들면 양쪽으로 거대한 산벽이 이어지고 계곡 사이로 구름과 안개가 흘러간다. 비가 내린 뒤나 습도가 높은 날에는 산허리에 운무가 걸리면서 장가계 특유의 몽환적인 풍경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장가계대협곡의 매력은 유리다리에만 있지 않다. 협곡 아래로 내려가면 산책로를 따라 절벽과 계곡, 폭포와 숲이 이어진다. 높은 곳에서 협곡 전체를 내려다보는 풍경과 계곡 바닥에서 절벽을 올려다보는 풍경은 전혀 다른 인상을 준다.
특히 여름철에는 계곡을 흐르는 물과 울창한 숲 때문에 산 정상부 관광지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후난성 정부도 2026년 여름 장가계대협곡을 흐르는 계곡물과 산책로, 카르스트 지형을 주요 관광 요소로 소개했다. 최근에는 절벽을 이용한 비아페라타와 계곡을 가로지르는 고공 체험시설 등 체험형 관광도 확대되고 있다.
장가계대협곡은 최근 중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도 빠르게 늘고 있다. 후난성 정부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장가계대협곡 관광지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26만 명에 달했다. 5월 노동절 연휴가 끝난 뒤에도 혼잡을 피해 방문하는 관광객이 이어지는 등 비수기 관광 수요도 나타났다.
한국 관광객을 겨냥한 관광 동선도 강화되고 있다. 후난성 문화관광 당국은 2026년 7월 한국과 일본 등 동북아 관광객을 대상으로 장가계의 유리다리와 백룡엘리베이터, 봉황고성, 부용진 등을 연결하는 관광코스를 발표했다. 해당 일정에는 한국어 서비스도 포함됐다.
장가계 여행에서 흔히 혼동하는 점도 있다. 장가계대협곡은 영화 ‘아바타’를 연상시키는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무릉원·원가계 관광구와 같은 장소가 아니다. 장가계 일대에 각각 떨어져 있는 관광지이기 때문에 일정에 넣을 때 이동시간을 고려해야 한다.
장가계대협곡을 제대로 보려면 유리다리만 건너고 돌아오는 것보다 협곡 내부까지 내려가 보는 일정이 좋다. 위에서는 거대한 지형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아래에서는 수백m 높이의 절벽 사이를 직접 걸으며 협곡의 규모를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가계 여행의 핵심이 기암절벽이 만들어낸 압도적인 풍경이라면 장가계대협곡은 여기에 ‘체험’이라는 요소를 더한다. 수백m 아래가 그대로 내려다보이는 유리다리 위에서 몇 걸음을 옮기는 순간, 장가계의 산은 더 이상 바라보는 풍경에 머물지 않는다.
절벽과 절벽 사이에서 하늘을 걷고, 다시 계곡 깊숙한 곳으로 내려가 산을 올려다보는 곳. 장가계대협곡이 장가계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