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외국인 관람객 135만명…K문화 체험 명소로 부상

서울 경복궁 안에 자리한 국립민속박물관이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국내 박물관으로 떠올랐다. 전통 의식주와 세시풍속, 가족문화 등 한국인의 삶을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는 전시가 세계적인 K문화 열풍과 맞물리면서 관람객이 크게 늘었다.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2025년 연간 관람객은 228만6215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외국인은 135만4066명으로 전체 관람객의 59.2%를 차지했다. 외국인 관람객은 전년보다 103% 증가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박물관 측은 외국인 관람객 수 기준으로 국내 박물관 가운데 가장 많은 기록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관람객은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1년 5000명대까지 줄었다가 2023년 45만7137명, 2024년 66만5944명으로 회복됐다. 이어 2025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 135만명에 도달했다.

인기의 가장 큰 배경은 입지와 전시 내용이다. 박물관은 외국인 관광객이 집중되는 경복궁과 북촌, 인사동 관광권에 있다. 경복궁을 관람한 뒤 별도의 장거리 이동 없이 한국의 생활문화를 살펴볼 수 있어 단체관광과 개별여행 코스에 모두 포함되기 쉽다.

전시도 왕실과 국가 중심의 역사보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초점을 맞춘다. 출생과 성장, 혼례, 가족생활, 생업, 신앙, 장례 등 한국인의 일생을 실물 자료와 재현 공간을 통해 보여준다. 한복이나 한식, 전통주택 등 외국인에게 익숙한 K문화의 배경을 일상생활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무료 관람과 야외 전시장도 접근성을 높였다. 전통가옥과 장승, 생활도구, 근현대 거리 등을 둘러보며 사진을 촬영할 수 있어 전시 관람과 관광 경험을 함께 제공한다. 어린이박물관의 체험형 전시는 가족 단위 방문객의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상품점 개편과 민속문화 체험 확대도 관람객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단순히 유물을 보는 공간에서 전시와 체험, 기념품 소비가 연결되는 복합 관광 공간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2026년에는 개관 80주년을 맞아 전시와 학술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어린이박물관에서는 ‘내 친구 도깨비’와 ‘총총! 별이 빛나는 밤’이 운영되고 있다. 본관에서는 8월 12일부터 북한 주민의 생활과 민속문화를 조명한 ‘제로: 민속의 길에서 만난 북한’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2031년 세종시 국립박물관단지로 이전할 예정이다. 서울 경복궁 시대에 확보한 외국인 관람 수요를 세종에서도 유지하려면 국제관광 동선과 교통 접근성, 다국어 안내,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인기는 K문화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대중음악과 드라마를 넘어 한국인의 생활방식과 전통문화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인의 평범한 일상을 다룬 민속문화가 외국인에게는 가장 구체적이고 흥미로운 한국 체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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