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위로 올라온 산업화의 시간…1975년 잠수교 공사 현장



1975년 서울 한강 남단. 흙더미와 철근, 거푸집이 뒤엉킨 공사 현장 위로 크레인이 줄지어 서 있다. 강물은 공사 구간을 에워싸고, 임시 제방과 교각 기초가 물길을 가르며 이어진다. 산업화의 속도가 도시의 형태를 바꾸던 시기, 한강 위에는 또 하나의 교량이 올라오고 있었다.

이 현장은 현재 반포대교 하부에 위치한 잠수교 건설 과정이다. 잠수교는 용산구 서빙고동과 서초구 반포동을 연결하는 저수위 교량으로, 홍수기에는 물에 잠기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1975년 9월 착공해 1976년 7월 준공됐으며, 당시 한강 남북 연결을 확장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사진 속 구조물은 교각 기초를 다지는 단계로 보인다. 강바닥을 드러내기 위해 물길을 임시로 막고, 철근을 세운 뒤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방식이다. 주변에 쌓인 목재 거푸집과 철골 자재는 당시 건설 기술의 단면을 보여준다. 중장비와 인력이 혼재된 작업 환경은 1970년대 국내 토목 공사의 전형적인 풍경이다.

잠수교는 이후 1982년 상부에 반포대교가 얹히면서 이중 구조 교량으로 재편됐다. 평상시에는 차량 통행이 가능한 도로로 기능하다가, 집중호우 시에는 통행이 통제되고 물속으로 잠기는 독특한 운영 방식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사진은 외국인 사진가 로버트 메이가 촬영한 것으로 전해진다. 개발 초기 서울의 도시 변화를 기록한 자료 가운데 하나로, 한강 교량 건설이 도시 확장과 직결됐던 시대적 맥락을 보여준다. 흙먼지와 강물이 뒤섞인 현장에는 당시의 성장 서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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