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영칼럼 45> jky의 영어 이야기

– love의 변신 –

한 나라의 언어는 그 나라의 문화를 대변하기에 개인의 언어 사용은 그 개인에 관한 판단의 자료도 되지만, 그 개인이 속한 문화의 이해에도 도움이 된다. Culture difference(문화의 차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일종의 Culture shock(문화 충격)이 커진다. 테니스와 배드민턴 경기에서 0점을 love라고 한다. 테니스와 배드민턴 모두 0점에서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심판의 선언은 [love all, play]이다. 테니스에서 서브 넣는 쪽이 15점이고 리시브 쪽이 0점이면 <15:0 즉 fifteen love>라고 한다. 배드민턴에서 심판의 득점 선언은 2:0인 경우 <two love>라고 한다. 경기에서 왜 0점을 love라고 할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래서 오늘은 jky의 영어 이야기 첫 번째 시간으로 love의 변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테니스와 배드민턴의 0점을 love라고 하는 이유로 필자는 지고 있는 사람에 대한 사랑의 배려일까? 하고 생각했었다. 사실은 사랑이란 의미의 love와는 전혀 별개의 의미로 시작하였다. 0과 계란의 모습이 비슷하여 계란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l’œuf>의 발음이 영어 <love>와 같아서 심판이 0점을 선언할 때 <계란 모양의 점수 0>이라는 뜻으로 0점이 love가 되었다고 한다. 어원이야 어떠할지라도 0점 혹은 빵점이란 표현보다는 얼마나 더 귀여운 표현일까? 계란이 love로 둔갑하여 마음이 푸근해지고 사랑스러워진다.

공교육 행사로 중학생 대상 영어 캠프의 운영 교사로 참여한 적이 있다. 원어민과의 협업(co-teaching) 즉 내국인 1명과 원어민 1명이 공동으로 한 학급을 운영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때만 해도 가정이나 사무실의 커피 문화는 올인원 커피인 맥심 커피가 대세 중의 대세였다. 당시에 외국인들은 한국의 맥심 커피를 엄청 신기하게 여겼다. 즉 <3 in 1>인 경우를 처음 본다고 했다. 맨 위의 부분을 짤 뚝 잘라서 설탕의 양을 조절하도록 디자인된 커피 믹스가 그저 신기하다는 표정들이었다. 어느 날 캠프 활동 중에 커피를 마시려다가 원어민에게 “Do you like Korean coffee?”하고 물어보았다. 이러한 질문은 당연히 커피를 권하는 제안이었다. 그런데 기대와 다른 뜻밖의 대답을 들었다. “Yes. I like Korean coffee.”가 아닌 “Yes. I love Maxim.”이 그의 대답이었다.

원어민이 “Yes. I like Korean coffee.”의 의미로 “Yes, I like Maxim.”이라는 말 대신 기대와 달리 “ Yes. I love Maxim.”이라고 대답을 한 것이었다. 이 두 문장에서의 like와 love는 같은 의미일까 다른 의미일까? 또한 <~하고 싶다>라는 의미로 쓰이는 <I’d like to~>와 <I’d love to~>는 또한 같은 의미일까 다른 의미일까? 누군가의 초대(Would you like to visit us for dinner today?)에 응할 때 <Yes. I’d like to.>라고 답하면 <예, 그러고 싶어요.> 정도의 의미다. 그러나 <Yes, I’d love to.>라고 답하면 <예, 꼭/진심/레알 그러고 싶어요.>의 의미가 된다. 즉 like가 <단순히 좋아하는 마음 정도>의 표현이라면, love는 <진심, 열정, 열망, 온 맘, 진심으로 간절하게 등>의 의미를 포함하는 말이 된다.

<I’d like to travel Hawaii someday.>는 someday로 인해 <언젠가는 하와이를 여행하고 싶어.>라는 의미가 된다. 우리말에서도 <언젠가(someday) 식사 한번 해요.>라고 하면 ‘언젠가’라는 말로 인해 상투적인 표현일 뿐 <꼭, 식사하자>라는 말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영어에서도 마찬가지다. <I’d love to travel Hawaii someday.>라는 문장에서 love와 someday는 호응하기 힘든 단어들이다. someday가 <막연히 언젠가>의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차라리 <I’d love to travel Hawaii this winter: 금년 겨울에는 하와이 여행을 꼭/진심으로 하고 싶어.>처럼 표현하는 게 좋다. 진심으로 간절하게 가고 싶은 마음이라면 시기조차도 구체적이어야 한다.

남녀 간의 사랑도 <정성을 다해 온 맘으로> 해야 진정성 있는 사랑이듯이 <I’d love to ~>는 열심과 열정 그리고 간절함을 깃들여 <~을 하고픈>의 의미다. 같은 의미로 생각했던 <I’d love to~>와 <I’d like to>는 알고 보니 매우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꼭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으면 이제 <I’d like to~>가 아닌 <I’d love to>라고 표현하길 권한다. like가 love로 변신하니 사랑과 인간미가 넘치는 멋진 표현이 되듯, 우리들의 삶에도 멋진 변신이 많이 이루어지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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