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노선에 깔린 자갈은 단순히 미관을 위한 장식이 아니라 안전과 효율을 위한 핵심 구조물이다. 이 자갈층은 ‘도상자갈(道床砂利, Ballast)’이라 불리며, 철로의 수명을 늘리고 열차의 안전 운행을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
첫째, 충격 완화 기능이다. 열차가 지나갈 때 발생하는 강한 진동과 하중을 자갈이 흡수하고 분산시켜 철로와 침목이 받는 압력을 줄인다. 이를 통해 레일의 뒤틀림이나 침목의 손상을 예방한다.
둘째, 배수 효과다. 자갈 사이의 틈은 빗물이나 눈 녹은 물이 빠르게 빠져나가도록 해 철로가 물에 잠기거나 부식되는 것을 막는다. 배수 불량은 선로 변형과 침하의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자갈층은 필수적이다.
셋째, 선로 고정 기능이다. 자갈은 침목을 단단히 잡아 움직이지 않게 한다. 만약 자갈이 없다면 열차가 지날 때마다 선로가 흔들리며 틀어지고, 이는 탈선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넷째, 잡초 방지 효과도 있다. 자갈층은 빛과 공기를 차단해 선로 주변에 잡초가 자라지 못하게 한다. 이는 선로 관리 비용을 줄이고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도 기여한다.
현재도 철도 현장에서는 도상자갈의 크기, 두께, 재질을 정밀하게 규정하고 주기적으로 교체·보수 작업을 실시한다. 결국 기찻길에 자갈을 까는 이유는 열차의 안전 운행, 시설물 보호, 유지보수 효율성까지 모두 고려한 과학적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