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 교육은 누가 이끌 것인가?

컴퓨터가 교육을 바꿀까? 30여 년전 컴퓨터가 교육에 도입되면서 교육계의 관심이었다. 결론은 컴퓨터는 교육을 바꾸지 못했다. 다만, 풍부한 교육의 도구 역할을 했을 뿐이다. 챗GPT가 교육을 바꿀 수 있을까? 디지털 전환의 중심에 선 오늘날, 이 질문은 전 세계 교육자와 학부모, 교육 정책 결정자들의 절박한 고민이 되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교육의 본질 자체를 흔들고 있다.

기억에서 판단까지, AI에 맡기는 세상

삐삐 시대에는 열 개 이상의 전화번호쯤은 누구나 기억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기억의 일부를 스마트폰에 맡긴 채 살아간다. 이제는 판단과 결정까지도 AI, 예컨대 챗GPT 같은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2016년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인간 바둑의 한계를 실감한 이세돌 9단이 은퇴를 선언한 일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었다. AI가 인간의 감성과 창의성을 넘보기 시작한 상징적인 이정표였다. 이제 AI는 인간보다 더 정확하게 정보를 기억하고, 더 빠르게 분석하며, 감성적인 판단까지 시도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국가 차원에서 교사 인사관리와 교육정책 자문을 AI에 맡기겠다고 발표했다. 가까운 미래, 교장의 역할조차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전혀 허무맹랑하지 않은 것이다.

다가오는 휴머노이드 시대

교육 현장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컴퓨터 중심 시스템의 교실을 넘어 전자칠판, AI기반 플랫폼이 교실의 주도권을 차지하고 있다. 학생들은 마음의 고민까지 AI 챗봇에게 털어놓고, 교사의 설명보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더 귀를 기울인다. AI가 탑재된 로봇 즉 휴머노이드는 인간의 사고를 단순히 ‘흉내내는’ 수준을 넘어, ‘뛰어넘는’ 단계에 들어섰다. 이런 세상은 이미 우리 문턱에 와 있으며 2036년이 되면 일반화된다고까지 한다. 그렇다면 교사와 학교는 앞으로 AI와 경쟁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협력해야 하는 것일까? 이것은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의 철학과 방향을 묻는 근본적인 질문이 되고 있다.

교사의 역할, 여전히 존재하는가?

최근 OECD는 미래 교육의 핵심 키워드로 ‘문해력, 수리력, 디지털 소양, 웰빙 그리고 공동체적 역량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공동체적 역량’은 기술과 인간, 개인과 사회가 함께 대응해 나가는 능력을 뜻한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를 비롯한 선진국들은 국가의 미래를 걸고 AI 교육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일본도 코비드-19 상황에서 자국의 디지털 교육의 뒤처짐을 인정하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한국 역시 디지털 교과서 개발, AI 교육, AI 리터러시 교육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AI 시대에 교사의 역할은 무엇일가? 교육사상가 페스탈로치는 “어린이는 작은 어른이 아니라, 고유한 세계를 가진 인격체”라고 말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 고유의 감성과 존엄성, 정체성 교육은 결코 AI가 대신할 수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넌 괜찮아,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는 말 한마디가 아이의 자존감을 살리고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AI는 아직 이해하지 못하지만 교사는 할 수 있다.

협력하는 교사,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교사는 이제 AI를 두려워하거나 피하는 존재가 아니라, 활용하고 이끄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이미 칸아카데미와 같은 AI 학습 플랫폼을 통해 명문대에 진학한 사례들이 늘고 있다. 결국, AI 시대에 교사는 학습 설계자, 정서적 코치, 철학적 안내자로서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AI를 제한할 것인가, 협력할 것인가, 따라갈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교사 공동체의 합의와 역량에 달려 있다. 세계는 놀라울 정도의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정작 교사와 학부모는 그 변화에 쫓기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때다.

AI가 교육을 바꿀까?

결론은 단순하다. AI가 교육을 바꾸지 못한다. 아니 못하여야만 한다. 교육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 되어야 하고 그 사람은 교사이여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의 본질은 여전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울림에서 비롯된다. 교사는 AI 시대에도 결코 대체될 수 없다. 오히려 변화를 이끌어가는 주체로서 역할해야 한다. 교육은 교육자·연구자·설계자·커뮤니티가 중심이 되어 바꾸어져야 하는 것이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라는 앨런 케이의 말처럼, AI 시대의 교육은 교사들의 손끝에서 다시 태어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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