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에서 조선통신사를 중심으로 한 한일 간 신뢰와 문화 교류의 역사를 조명하는 특별전 ‘마음의 사귐, 여운이 물결처럼’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기획되었으며, 6월 29일까지 진행된다.
조선통신사는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총 12차례 일본을 방문한 외교 사절단으로, 양국 간의 평화적 관계 유지와 문화 교류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통신사는 한양에서 출발해 바다를 건너 오사카에 이른 뒤, 다시 도쿄(당시 에도)까지 장기간의 육로를 통해 이동했다. 이 여정은 단순한 외교 임무를 넘어, 문화와 예술, 사상의 교류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을 비롯해 일본과 한국의 지정문화재 등 총 128점의 유물이 출품됐다. 이는 서울역사박물관 개관 이래 최대 규모로, 국내외 18개 기관이 소장한 귀중한 유물들이 포함됐다. 특히, 오사카역사박물관의 ‘신기수 컬렉션’, 에도도쿄박물관 및 국사편찬위원회의 자료들도 함께 전시돼 의미를 더하고 있다.
전시의 주요 유물로는 조선통신사 행렬을 묘사한 병풍, 한글이 새겨진 철화백자, 당시 일본인의 통신사 행렬 모사도 등 양국 문화를 교차해 보여주는 사료들이 있다. 이 유물들은 단순히 외교의 도구를 넘어, 사람과 사람 간의 감정과 예술이 오간 흔적들을 담고 있다.
한편, 이번 전시는 한일 양국이 과거의 상처를 넘어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상호 이해의 장으로서 의미를 지닌다. 전시를 통해 조선통신사의 실천적 외교와 문화적 교류가 오늘날 양국 관계에 시사하는 바를 돌아보게 한다.
2025년은 광복 80주년이자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이다. 전시는 단순한 역사 소개를 넘어, 혐오와 갈등을 넘어선 실용적 협력과 평화적 공존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모색하는 계기로서 시민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