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있든 감사하며 사는 삶이 최선이다

오랜 시간 일본에서 살다 보면 가끔씩 “내가 정말 여기 이렇게 오래 있는게 맞는걸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외국인으로서 일본에 자리 잡고 살면서 다른 나라에 대한 호기심과 막연한 그리움이 떠오르는 순간들이 있다. 특히 일본에서 살다 미국으로 이주해 “미국은 가능성과 기회의 나라”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나 역시 “나도 미국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을 방문해 탈북민들과 이민자들을 만나며 내 생각은 크게 달라졌다. 이들 중 다수는 더 나은 삶을 꿈꾸며 한국을 떠나 미국에 정착했지만, 결국 어디에 살든 “사람 사는 곳”은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어떤 대륙에 살든, 어떤 나라에 머물든 우리는 인간 사회 속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각 나라마다 문화와 규칙이 다를 뿐, 근본적으로 사람 사는 곳이라는 본질은 동일하다. 그리고 그 안에는 언제나 인간관계의 어려움, 시기와 질투, 다양한 사회적 갈등이 존재한다.

어딘가 더 나은 삶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거나 “다른 나라에 있었다면 더 행복했을 텐데”라고 과거를 돌이켜보는 것은 무의미하다. 어디에 살든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삶이 아닐까?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끊임없이 떠도는 것보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야말로 ‘파랑새’를 찾는 삶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이민자와 탈북민들과의 대화는 내게 깊은 인식을 안겨주었다. 각자 다른 이유로 미국에 온 그들 역시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었고, 비슷한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외국에서의 삶은 영화처럼 꿈만 같은 것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적응하고 타협해야 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특정 국가나 사회가 더 낫다는 환상은 필요하지 않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디에 사느냐가 아니라,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감사와 만족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행복이며, 가장 이상적인 삶이지 않을까.

송원서 (Ph.D.)
일본 슈메이대학교 학교교사학부 전임강사
와세다대학교 교육학부 비상근강사
동경대학교 공간정보과학연구센터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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