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과 ‘위수강’이 만나는 곳, 어린 시절 나의 고향 ‘신산’은 순수하고 거칠며 동시에 자연의 위대함을 가르쳐 준 곳입니다. 이 작은 마을에서 나는 자연과 더불어 자라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그 경험들은 오늘날 교육 현장에서 강조되는 노작교육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줍니다. 비가 많이 내리면 물난리로 평야는 바다처럼 변하기 일쑤였습니다. 이럴 때면 학교는 안전을 이유로 조기 하교가 결정되지만 아이들은 호기심과 스릴을 즐기며 강물 속에서 시간을 만끽합니다. 물난리로 바다가 된 평야에서 고무 다라이(대야)를 타고 수영하며 과일이나 떠내려오는 작은 가축을 건지곤 했던 경험, 강물을 거슬러 올라온 잉어를 잡기 위해 잉어와 힘을 겨루었던 기억들은 생생한 삶의 교육이었습니다. 잉어와의 눈치 싸움과 인내는 어린 나에게 삶의 수양이자 도전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나는 단련되었고 자연의 위험 속에서 자주 아찔한 순간도 마주했지만 그럴 때마다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강인함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예기치 못한 사고나 위험은 가끔 친구들의 생명까지 위협할 정도로 무거웠지만 그 속에서 생존을 위한 본능과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자연에서 멀어진 생활을 하며 아이들이 손으로 직접 배우고 경험하는 기회를 점점 잃어가고 있습니다. 노작교육은 단순히 작업의 기술을 배우는 것뿐 아니라 자연의 힘을 이해하고 스스로 보호하는 능력, 도전과 인내를 통해 형성되는 강인한 정신을 길러줍니다. 시골의 물난리 속에서 잉어와 힘겨루기를 했던 나의 경험은 지금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실질적이고 살아있는 배움이었습니다. 교실에서 이론만으로는 배울 수 없는 이 중요한 가르침을 되새기며 교육의 본질을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노작교육은 우리 아이들에게 손끝에서 느껴지는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단단하고 주체적인 삶의 기반을 제공해 줍니다. 나의 고향 ‘신산’에서 경험한 시골 생활은 단순한 옛 추억이 아니라 오늘날의 교육에 꼭 필요한 가르침을 준 원천이자 새로운 세대를 위한 귀중한 교육 자산으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자연의 위험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위기에 처했을 때 스스로를 보호하는 능력을 키웁니다. 고무 다라이(대야)를 타고 물놀이를 즐기면서 물의 힘을 체감하고 떠내려온 가축을 구해내는 경험은 위기 속에서 침착함을 유지하는 법을 알려줍니다. 이러한 일련의 체험들은 단순히 지식으로 전달할 수 없는 값진 경험들이었고 이는 오늘날의 실험적이고 체험적인 교육 방식이 중시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노작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고 자연을 통해 배운 지혜를 삶에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교육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촌 마을에서의 삶을 통해 체득한 실천적 지혜는 오늘날 도시 아이들에게도 필요한 자산입니다. 그들은 농촌 아이들이 경험한 물난리나 자연재해의 상황을 직접 겪지 않더라도 다양한 실습과 자연 속 교육을 통해 자신을 지키고 타인을 돕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농촌 생활은 삶 그 자체가 교육이었으며 노작교육은 그 본질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앞으로의 교육은 이처럼 자연과의 연결을 통해 자신을 보호하고 사회 속에서 유의미한 존재로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