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이슬 맺히는 ‘한로’

  • 가을은 깊어지고, 일교차는 커졌다
  • 국화와 추어탕에 담긴 가을의 지혜
  • 낮에는 따뜻해도 아침저녁 건강관리는 필수

2026.10.8.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열일곱 번째 절기인 한로(寒露)이다. 이름 그대로 풀이하면 ‘차가운 이슬’이라는 뜻이다. 기온이 내려가면서 풀잎과 나뭇잎에 맺힌 이슬이 차가워지고 서리가 내리기 직전의 계절적 변화를 나타내는 절기다. 한로가 찾아오면 계절은 여름의 흔적을 완전히 벗어나 겨울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들판에서는 수확이 본격화되고, 산과 들에는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다. 국화가 피고 기러기 같은 겨울 철새가 찾아오는 것도 이 무렵의 대표적인 풍경이다. 특히 농촌에서 한로는 단순히 날짜를 알려주는 절기가 아니었다. 기온이 더 내려가기 전에 농작물을 거두어야 했기 때문에 한로는 수확을 서둘러야 하는 중요한 농사철의 기준이었다. 한 해 동안 땀 흘려 가꾼 곡식이 결실을 맺는 시기인 만큼 농부들에게는 바쁘면서도 보람 있는 계절이었다.

한로 무렵에는 국화가 만발해 국화전이나 국화주를 즐기는 풍습도 있었다. 자연의 변화를 바라보며 계절의 맛과 향을 즐겼던 우리 조상들의 생활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추어탕이 꼽힌다. 논의 물을 빼고 벼를 수확하는 과정에서 잡은 미꾸라지를 푹 고아 만든 추어탕은 가을철 보양식으로 사랑받았다. 단순한 음식 하나에도 농사와 계절의 변화가 연결돼 있었던 셈이다. 한로는 우리에게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알려주는 자연의 신호이기도 하다. 무더위가 물러났다고 안심할 때가 아니라 아침저녁으로 차가워지는 날씨에 몸을 적응시켜야 하는 시기다.

올해 한로 역시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는 아침저녁 외출 때 얇은 겉옷을 준비하고,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한낮의 따뜻한 햇살만 보면 아직 여름의 기운이 남아 있는 듯하지만, 아침 풀잎에 맺힌 차가운 이슬은 계절이 이미 다음 장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로는 ‘차가운 이슬’이라는 이름처럼 가을이 깊어지고 있음을 알려주는 절기다. 수확의 계절을 지나 겨울을 준비하는 자연의 질서 속에서 우리 역시 옷차림과 생활을 조금씩 바꿔야 할 때다. 오늘 아침의 쌀쌀함을 단순한 추위로만 받아들이기보다, 풍성한 결실을 준비하는 가을의 신호로 바라보는 것도 한로를 맞는 또 하나의 의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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