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북촌에 자리한 정독도서관은 개관 이후 반세기 넘게 시민들에게 지식과 문화의 산실로 자리매김해왔다. 1977년 옛 경기고등학교 교사를 개조해 문을 연 이 도서관은 서울시 최초의 시립 공공도서관으로, 당시만 해도 열람실과 자료실을 갖춘 본격적인 현대식 시설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정독도서관은 방대한 장서를 보유해 서울 시민의 대표적 독서 공간으로 기능해 왔다. 일반 도서뿐 아니라 신문, 학술지, 아동 자료까지 폭넓게 수집해 학생과 연구자, 지역 주민 모두에게 개방했다. 특히 고등학생과 대학생의 학습 공간으로 각광받으며 입시 세대의 ‘성지’라는 별칭도 얻었다.
북촌 한옥마을과 맞닿아 있는 지리적 특성은 정독도서관의 문화적 위상을 한층 높였다. 단순한 열람실을 넘어 북촌과 인사동 일대 문화 탐방의 기점이 되었으며, 시민 강좌와 인문학 강연, 북촌축제와 연계된 행사까지 진행하며 지역 문화와 결합한 공공 플랫폼 역할을 수행했다.
최근에는 시대 변화에 맞춰 디지털 자료실을 확충하고, 청소년과 어린이를 위한 맞춤형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열람 중심 도서관’에서 ‘참여형 문화 공간’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다만 공간 협소와 노후화 문제로 재건축 혹은 이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독도서관은 서울의 대표 도서관이자 북촌의 문화 거점으로서, 지식 축적과 세대 간 교류를 이어온 장소다. 반세기를 지나온 이 공간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