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교육, 교사의 길을 묻다

앞으로 사라질 직업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우리는 흔히 단순 반복적인 일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발전은 우리의 예측을 뒤엎고 있습니다. 이제는 전문직조차도 AI의 세상 속에 인간이 역할하는 자리를 내주고 있습니다. 2024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5명 중에는 놀랍게도 세 명이 AI 연구자였습니다. 제프리 힌튼, 데미스 허사비스, 존 점퍼가 그들입니다. AI와 화학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그들의 연구는 인간의 뇌와 연계하여 화학의 경계를 허물었습니다. AI가 뇌과학, 분자 화학, 심지어 창작의 영역까지 넘보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기술의 변화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누가 어떻게 쓰느냐’는 문제입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의 말처럼 “일자리를 빼앗는 것은 AI가 아니라, AI를 잘 다루는 사람”입니다. 단지 도구로 여겼던 ChatGPT가 이제는 문장도, 그림도, 영상도 척척 만들어내는 시대입니다. 능동적인 AI ‘에이전트’는 인간처럼 자율적으로 생각하고 소통합니다. 인간이 약속을 잊으면 알려주고, 인간의 음성에서 질병 징후를 포착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알던 불과 몇 년전의 AI는 더 이상 없습니다. 몇 년의 기간 동안 새로운 AI가 계발되고 시도되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환경에서 교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AI가 교사보다 양질인 학습 자료를 만들고, 멋진 영상으로 수업을 지원하며, 학생의 질문에도 즉시 AI가 친절하게 대답 해 주는 시대에서 더 이상 교사의 역할과 자리는 찾을 수가 없는 것일까요? 아이들은 선생님보다 유튜브를 더 잘 따릅니다. 질문도 교사에게 보다 AI에게 더 많이 합니다. ‘교사’라는 존재는 과연 이 거대한 기술의 흐름 속에서 어떤 역할과 모습으로 남을 수 있을까요?

‘교사는 따뜻함을 남기는 사람’이라고 믿습니다. AI는 정답을 줄 수 있지만, 교사는 ‘함께 고민하는 힘’을 키워준다고 봅니다. AI는 모범 답안을 보여줄 수 있지만, 교사는 ‘삶의 방향’을 함께 찾아주는 존재가 아닐까요?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심은 기계로 대체될 수가 없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교사는 AI에 위협을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AI를 잘 활용하고 이용하면서 의미있게 학생들의 지도를 할 수 있고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디지털 기반의 수업, AI를 활용한 개별 맞춤형 학습, 학습 분석을 통한 피드백 제공 등은 교사들에게 새로운 날개가 될 수 있을 뿐 교사의 영역을 빼앗을 수는 없습니다. 지금 한국에서도 디지털 교과서가 시도되고 있습니다. 같은 수준의 교육을 모든 학생에게 제공하고, 동시에 개별화된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의 개발이 목적이며 이는 혁신이자 도전입니다. 교사는 이 흐름에 발맞추어야 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흐름을 따라가는 것을 넘어서서 그 흐름을 ‘이끌어가야’ 합니다. AI와 경쟁할 것이 아니라, AI와 협력하며 아이들의 미래를 함께 그려가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디지털 시대의 교사,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소명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통해 사람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따뜻하게 만날 수 있는 ‘교육’입니다. 아이들의 눈을 마주 보며, 마음을 읽어주고, 삶을 살아갈 지혜를 함께 고민하는 교사. 그 진심이 있는 한, 교사의 자리는 절대 기계에게 침해당하지도 사라지지도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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