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은 희망이다 : 개천에서 용 난다. –
지금까지 살펴본 대입 용어들은 알듯 말듯 알쏭달쏭한 용어를 중심으로 학생과 학부모가 알면 도움이 되는 것들이었다. 지난 호에서 소개한 짝퉁 재수 사례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사람 즉 성실함이 인정받아 어쩌면 인생 역전의 기회가 된 경우다. 오늘은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이 이젠 옛말이라는 세태에 아직은 학교와 선생님을 믿어 희망이 된 사례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1 교육은 희망이다. 1
필자는 매 학년 학기 초에는 학생들에게 교육적 희망을 북돋아 주기 위해 ‘교육이 희망이다’의 주인공들을 소개할 때 늘 제일 먼저 소개하는 학생으로 다른 과목에 비해 영어 성적이 제일 나빴던 학생이다. 필자가 공기업의 엔지니어로 근무하다가 영어 교사로 전직하여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영어를 잘하고 싶으나 기초가 약한 학생들을 위한 <방과후 영문법 기초 특강>을 실시하게 되었다. 물론 무료였고 강제성 없는 자발적 참여였다. 그때 2학년 전체 학생 500여 명 중 130여 명의 학생이 이 수업에 참여하였다. 강제성 없는 자발적 참여였음에도 불구하고 방과후에 열리는 수업이다 보니 한 학기를 마치는 종강 시점의 학생 수는 30여 명에 불과했다.
<교육은 희망이다. 1> 학생은 이 수업을 듣고 영어로 인해 인생 역전의 발판이 되었다고 고백했다. 수능 영어 성적에 150%의 가산점을 주는 대학에 합격한 이 학생은 수능 영어 백분위가 98.8%였으니 전국 상위 1.2%에 해당하는 고득점이었다.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재능을 발휘하여 대학 생활 또한 성공적이었고, 지금은 모 언론사 동경지국장으로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청출어람의 주인공이자 평생 제자 제1호가 되었다. 만약 이 학생이 없었다면, 교사로서의 필자의 오늘 또한 없었을지 모른다. 고마운 학생이다. 전교 1등 학생이 명문대에 입학하여 출세했다고 하더라고 이보다 보람되고 기쁠 수는 없을 것이다.
영문법 특강 수업에 예외적인 경우로 영어권 국가에서 4년의 생활로 인해 영어가 유창하면서 성적 또한 전교 1등 권인 학생이 이 수업에 참여하였다. 영어 회화는 완벽하지만, school grammar 즉 영문법이 절실하다며 참여하여 마지막 남은 30여 명에 포함된 학생이다. 참으로 기특한 학생이다. 이 학생은 지금 실리콘 밸리에서 이사로 활약하고 있다.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의 예를 실천적으로 보여준 학생이다. 이 영문법 특강은 ‘기초가 튼튼해야 높은 집을 짓는다’라는 말이 진리임을 알게 해주었고 교사로서 늘 학생들에게 기본을 잡아주려고 노력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아무튼 이 수업의 보람은 필자가 힘들고 지칠 때도 커다란 버팀목이 되어주었고, 평생의 자랑이 되었다.
# 교육은 희망이다. 2
이 학생은 필자가 2학년 담임일 때 반 배치 석차가 52명 중 40등이었다. 여러분의 자녀가 40등으로 출발한다면 한 학년을 마칠 때 몇 등까지 올라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십니까?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하위 80%로 출발한 이 학생은 첫 중간고사에서 학급 20등, 기말고사 14등, 2학기 중간고사 7등, 기말고사 6등으로 2학기 종합 5등이 되었다. 2학기 학급 5등은 이과 전체 320명 중 8%에 해당하는 석차였다. 하위 80%에서 출발하여 상위 8%까지 수직으로 상승한 엄청난 성적 상승이었다. 희망과 의지를 다지고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성적 향상이 가능함을 보여준 사례다.
# 교육은 희망이다. 3
이 학생은 핸드볼 선수로 1학년 1학기 성적이 국어 9등급, 수학 9등급, 영어 7등급, 기술가정 9등급을 받아 일명 별명이 <은하철도 999>인 학생이다. 1학년 2학기 기말시험을 마친 다음 날, 함께 배드민턴을 치면서 대입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은하철도 999의 성적에도 불구하고 서울대를 가고 싶다고 한다. 물론 핸드볼 특기자를 전제로 하지만, 서울대에서 특기자로 핸드볼 선수를 선발한 사례가 없었다. 그럼에도 필자는 직업이 교사이기에 현실론보다는 희망론으로 ‘그래 네가 노력만 하면 너도 서울대 갈 수 있어. 다만, 서울대는 공부 잘하는 학생을 좋아하니 성적만 올리면 돼!’- 이것이 내가 그 학생에게 해줄 수 있는 전부였다.
기적은 꿈을 꾸어야 하고, 그 꿈은 실천이 따르면 이루어짐을 보여준 학생이 되었다. 이 학생은 ‘선생님이 성적 올리면 서울대 갈 수 있다고 한 날부터 단 하루도 코피를 흘리지 않은 날이 없었어요.’라고 고백하였다. 2학년부터 성적이 급상승하여 3학년 1학기 석차가 전교 17등까지 올라갔다. 상상을 초월한 엄청난 수직 상승의 성적으로 지난 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발전가능성>의 심볼이 되었다. 물론 서울대에 합격하였고, 4년 내내 장학금을 받으며 졸업하여 지금은 미국에서 박사학위 과정에 있다. 열심히 노력하여 체육부 장관이 되어 ‘대한민국의 체육 행정을 바꾸고 싶다’라는 당찬 포부를 밝히고 있다. 비록 특기자라 할지라도 성적 상승이 없었으면 꿈도 꾸지 못할 상상이 현실이 된 사례다.

강북의 일반고에서 학교와 선생님만 믿고 열심히 하면 여전히 그리고 아직은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속담이 옛말이 아닌 진행형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교육이 있는 것이고, 교육은 희밍이다. 지금도 필자는 학교 교육이 희망임을 믿고 그 희망의 대열에 교사의 역할이 있음을 믿고 있다. 여전히 학교와 교사가 <개천에서 용나는> 희망의 징검다리이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