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한국학교에는 또 하나의 학교가 숨어 있다. 바로 1993년에 개교한 동경한국학교부설토요학교이다. 이 학교는 재일동포 자녀 중 개인적인 이유로 동경한국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교육하기 위해 개설되었다. 본국 정부에서는 공식적으로 ‘한글학교’라고 명명했지만, 학교에서는 토요일에 운영되는 특수성을 고려해 ‘토요학교’라 부르고 있다.
변화와 성장, 그리고 정체성의 확립
토요학교는 초창기에는 20여 명의 소규모 학생들이 주로 한국어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1997년 재외동포재단의 설립 이후 국가적 지원을 받게 되면서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다. 현재는 매년 ６00명 이상의 재일동포 학생들이 등록되어 있으며, 40명의 교직원이 근무하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한글학교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12,564명의 수료생을 배출하며 재일동포 민족교육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주말이면 학교는 한국어와 역사, 문화를 배우려는 1,000명 이상의 학생과 보호자들로 북적인다. 단순히 한글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주말마다 한 자리에 모여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교류하는 이 모습은 재일 한국인 사회에서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독특한 교육 방식과 자부심
동경한국학교부설토요학교는 여러 가지 면에서 독특하다. 먼저 정규 학교의 부설 기관으로 운영되는 세계 최초의 사례이다. 수업 시간에는 담임 교사（학교 초등부 교사）와 동경한국학교 고등부 학생들이 공동으로 학급을 운영하는데, 이 협력적인 교육 모델은 세계 여러 한글학교에서 주목받고 있다. 고등부 학생들 중에는 이 활동에 참여하려는 희망자가 많아 매년 추첨을 통해 선발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또한, 토요학교에서는 매년 여름 한글 캠프가 무료로 운영되는데, 재일동포 학생뿐 아니라 탈북 청소년과 민족적 동질성을 회복하는 공동 캠프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은 재외동포재단으로부터 세계 최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 외에도 소규모 단위 한글학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다양한 연수와 운동회, 캠프, 공연 활동 등을 주최하고 있다.
한글학교의 위상과 역할
동경한국학교부설토요학교는 규모면에서나 교육 시설 면에서 다른 한글학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수하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단순한 한국어 교육을 넘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며 민족적 자부심을 키우고 있다. 토요학교 출신의 신입생 대상 학생들은 대부분 동경한국학교로 진학하게 되며, 일본 학교에 다니면서 토요학교를 다니는 학생들도 정체성을 강화 해 가는 학생들 또한 점차 동경한국학교로 전입 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래를 향한 도전
재일동포 사회는 점차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그 속에서 동경한국학교부설 토요학교는 질적인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년 6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리지만, 토요학교는 주변 한글학교와의 공생을 위해 학생 수를 오히려 줄여가며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토요학교는 단순히 교육을 제공하는 기관을 넘어서, 재일동포 사회 차세대 육성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한국 문화의 전파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재일동포 젊은 미래 세대들이 한국인의 자긍심을 지닌 글로벌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