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장에 이민 2세 출신 급진좌파 정치인 조흐란 마무다니(34)가 당선됐다. 민주당 소속인 그는 자칭 ‘민주사회주의자’로, 뉴욕 역사상 최초의 무슬림 시장이다.
이번 선거는 1월 트럼프 대통령 2기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진 대규모 지방선거로, 뉴욕·버지니아·뉴저지 등 3곳 모두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민심의 경고로 해석된다.
마무다니 당선인은 부유층 증세를 통해 물가 상승에 시달리는 서민층을 지원하겠다는 공약으로 젊은층의 폭넓은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그가 내세운 좌파적 경제정책과 친(親)팔레스타인 발언 등은 민주당 내에서도 논란을 낳았다.
그는 당선 직후 “소수만을 위한 정치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CNN 집계에 따르면 개표율 91% 시점에서 마무다니 후보는 약 50%를 득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42%)와 공화당 커티스 슬리와 후보(7%)를 제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출신으로 마무다니를 “미친 공산주의자”라 비난하며 쿠오모 전 지사를 공개 지지했다. 선거 전날에는 슬리와 후보 지지자들에게 “쿠오모에게 표를 몰아줘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뉴욕시 예산에 대한 연방자금 동결 가능성을 시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편 버지니아주에서는 민주당의 애비게일 스팬버거 전 연방하원의원이 공화당 윈섬 시어스 부지사를 꺾고 4년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뉴저지주 역시 민주당의 마이키 셰릴 연방하원의원이 세 번째 도전에 나선 공화당 잭 차터렐리 전 주하원의원을 누르고 승리했다.
두 여성 중도 성향의 승자는 모두 안보 분야 경험을 앞세우며 “트럼프식 정치의 강압과 분열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생활비와 에너지 비용 억제 등 실용적 민생 공약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았다.
이번 결과로 민주당은 동부 주요 주·시 행정을 다시 장악하게 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